입원 첫날.
목요일/ 거의 자정이 다 됐을 무렵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에 도착했다. 이전 병원에서 받은 검사 결과지를 드렸지만 모든 검사를 다시 했다. 몸도 안 좋은데 그 힘든 걸 다시 하자고 하니 아인이의 짜증이 심해졌다. 게다가 여기선 약도 스틱약포지 대신 네모난 약포지에 들어있고, 물약도 따로 없어서 먹이기가 쉽지 않았다. 맛은 뭐 말할 것도 없겠지. 하지만 그것보다 더 힘든 건 따로 있었다. 응급실에서 밤을 새야 한다는 것. 나는 병원에 도착하면 바로 입원실로 가는 줄 알았는데 생각해 보니 그 늦은 밤에 입원수속이 될 리가 없었다. 응급실엔 보호자 침대도 없는데 춥기까지 했다. 오들오들 떨면서 협탁에 엎드려 쪽잠을 잤다. 나까지 병이 날 것 같았다.
오전 11:30. 드디어 입원실로 이동했다. 운 좋게도 내가 좋아하는 창가자리였고, 롯데타워가 보였다. 짐 정리를 대충 끝내놓고 보호자용 침대에 누웠다. 오랜만에 등을 바닥에 붙이니 살 것 같았다. 아인이는 패드로 만화를 보거나 졸리면 잤다. 입맛이 없는지 밥은 잘 못 먹고 그나마 떠 먹여주면 조금 먹었다. 열은 여전히 오르락내리락했고 기침도 심했다. 몸이 좋지 않아서도 있지만 변환 환경이 낯선지 아인이는 짜증을 많이 냈다. 하루 세 번 챙겨 먹어야 하는 약은 너무 쓰고, 링거줄에 콧줄까지 달고 있어야 하고, 밤낮없이 이뤄지는 검사에 처치에… 마음은 알지만 짜증을 받아주는 게 쉽지 않았다. 퇴원하고 싶다.
점심은 환자식만 제공이 가능하대서 병원 내 식당에서 사다 먹고, 저녁부터 보호자식을 먹었다. 기대도 안 했는데, 너무 만족스러웠다. 맛도 훌륭했지만 메뉴를 고민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 다른 이의 끼니를 챙기지 않아도 된다는 것, 누군가가 밥을 해서 가져다 주기까지 한다는 것이 행복하기까지 했다.
오후 늦게 남편이 짐을 가져다주느라 잠깐 들렀다. 짐을 챙긴다고 챙겼는데 빠트린 게 많았다. 재이와 함께 온 남편. 재이는 내가 없어도 남편이랑 잘 지냈다고 한다. 나를 나름 오랜만에 만났는데도 반가운 기색도 없다. 나는 너무 반가운데….. 재이는 가는 길에 너무 힘들어했다고 했다. 차가 막혀서 시간도 오래 걸리고, 저녁시간이 지나서 배도 고팠나 보다. 괜히 미안해졌다. 빨리 우리 가족 다시 만났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