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나의 발목. 3편

by 이다래

이제 만나는 사람마다 나에게 깁스를 언제까지 해야 되느냐고 물었다. 그럴 때마다 이렇게 대답했다. 나 어디 달라진 거 모르겠냐고. 원래는 왼쪽이었는데 이젠 오른쪽 발목이 다쳤다고. 어이없게 또 넘어져서 오른쪽 발목 인대마저 늘어났다고. 그러면 사람들은 처음보다 더 걱정스러운 얼굴로 나를 바라봐 주었다. 내색하진 않았지만 그런 마음들이 너무나 고마웠다.


반깁스를 한 지 3주 차가 되자 대부분의 것들이 익숙해졌다. 깁스신발을 신고 벗는 것도 그러려니, 잘 때 깁스를 하고 자는 것도 그러려니, 앉았다 일어서는 일이 불편해진 것도 그러려니 했다. 어떨 땐 내가 깁스를 하고 있다는 것도 잊은 채 뜀박질을 하기도 했다. 좋은 점도 있었다. 반깁스를 하는 바람에 여름 내내 잘 신고 다니던 샌들 한쪽의 쿠션이 낮아졌는데, 다른 한쪽마저 깁스를 하게 되었으니 이제 쿠션의 높이가 비슷해질 거라는 것. 그리고 무엇보다 좋은 건, 아인이가 나를 많이 봐준다는 거였다. 격한 놀이에 소극적으로 참여해도 짜증 내지 않고, 가끔은 사소한 심부름도 군말 없이 해준다. 그렇게 내 나름의 소소한 즐거움을 찾으면서 무려 4주간의 반깁스 생활이 끝이 났다.


이상하게도 반깁스를 하지 않는 생활이 조금은 어색했다. 첫날은 반깁스를 하지 않아도 괜찮은 걸까. 내 발목은 안전한 걸까. 하는 물음이 수시로 들었다. 깁스신발을 신지 않아도 되는 것 역시 그랬다. 어린이집에서 일을 할 때 특히 그랬다. 양쪽 발을 슬리퍼에 밀어 넣으며, 이게 이렇게 편한 일이었나 싶은 생각에 웃음이 났다.


반깁스를 풀고 처음으로 쉬는 날. 내가 가장 좋아하면서, 하기 편하고, 익숙한 일을 하기로 했다. 예쁘게 차려입고, 걸으면서, 사고 싶은 물건 사기. 그것만으로도 4주 동안의 고생이 보상받는 기분. 앞으로는 의사가 알려준 대로 발목 운동도 열심히 하고, 몸 관리도 잘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내가 좋아하는 일이 뭐 별거라고, 그거마저 못하면 얼마나 삶이 심심할까. 그러니 이젠 계속 안녕하길, 나의 발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