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스윗홈. 1부

집 구하기

by 이다래


집이 팔렸다. 집을 내놓은 지 거의 1년 6개월 만에 이루어진 일이었다. 빌라 매매는 정말 쉽지 않음을 절감하며, 이 집에 계속 살 생각까지 하던 참이었다. 너무나도 바라던 일이어서 쉽게 믿기지가 않았다. 태어나서부터 쭉 이 집에 살았던 아인이는 집이 팔려서 이사를 가야 한다는 말에 아쉬움을 내비친다.


집을 내놓은 이유는 가장 큰 이유는 두 가지다. 아인이가 2년 뒤 가게 될 초등학교와의 거리가 집과 멀뿐만 아니라, 같은 어린이집에 다니는 친구들과도 다른 학교에 배정이 된다는 것. 그리고 지금 동네가 곧 재개발 공사에 들어간다는 것이다. 그것도 우리 빌라가 위치한 바로 앞 골목까지. 이사를 가고 싶었지만 우리가 가진 돈으로는 갈 수 있는 곳이 없어서 거의 포기하고 있던 와중에 시부모님이 돈을 지원해주겠으니 이사를 가는 게 어떠냐고 말씀해주셨다.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잔금 날짜를 두 달 뒤로 잡았다. 집이 팔렸다는 기쁨에 사로잡혀서 2달의 시간이 짧다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집을 알아보기 위해 만난 공인중개사 분들은 하나같이 기간이 짧다고 입을 모아 말했다. 설상가상 거래 가능한 매물도 너무너무 없었다. 어떻게든 찾아낸 매물 2건. 모두 매매로 나온 빌라였다. A집. 우리가 가진 금액에 대출을 조금만 더 받으면 될 정도로 가격이 괜찮았다. 다만 거실이 없는 애매한 구조였고, 손을 봐야 될 부분도 많았다. B집. 내부 상태가 깔끔했고, 구조와 평수도 괜찮았다. 단점은 부담스러운 가격과 엘리베이터가 없는 5층이라는 것. B집이 욕심이 났지만, 대출을 최대한 받는 다고 해도 그 금액은 조금 부담이 된다는 판단이 섰다. 다음날 공인중개사에게 A집으로 계약하고 싶다고 말했다.


부동산에서 A집 집주인을 기다리던 중, 공인중개사에게 전화가 한통 걸려왔다. 한숨을 쉬며 전화를 끊는 공인중개사. A집 집주인이 갑자기 매매가를 더 올려서 받아야겠다고 했단다. 무려 2천만 원이나. 내가 그 정도는 부담스럽다고 하자, 공인중개사는 다시 집주인과 통화를 했고, 생각을 해보겠다던 집주인은 한참 뒤에야 전화가 와서는 금액 합의는 어렵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매물이 너무나도 없었기 때문에 울며 겨자 먹기로 그 가격을 맞춰주겠다고 했다. 하지만 집주인은 그래도 생각할 시간이 필요하다며 시간을 끌었다. 가격도 가격이지만 본인도 그러면 2달 뒤에 이사를 가야 하는데 기간이 너무 짧다, 그러니 잔금일을 3달 뒤로 하잔다. 처음에는 2주 정도의 시간을 더 달라던 것이 한 달로 늘어났다. 이미 가격까지 맞춰주겠다고 했는데 잔금 날짜까지 맞춰주기 힘들다니. 이미 2시간여를 부동산에서 기다리고 있던 나와 남편 그리고 2명의 공인중개사는 이미 지칠 대로 지친 상태였다. 그때까지 집주인은 코빼기도 보이지 않았다. 나는 뭔가가 정해지지 않은 상황이 너무나 힘겹고, 매물도 없다고 하니 마음이 다급해져서 집주인이 원하는 대로 그냥 다 해줘버리고 싶었다. 하지만 남편은 기분이 상할 대로 상해서 가격을 원래대로 해준대도 그 집은 싫다고 했다. 결국 계약이 성사되지 않은 상황에서 각자 집으로 돌아갔다. 마음이 너무나도 막막했던 밤. 나는 가만히 누워 우리 세 식구가 갈 곳 없이 거리에 나앉은 상상을 했다.


다음날, 우리는 공인중개사가 겨우겨우 찾은 매물 2건을 더 보았으나 집이 너무 노후됐거나, 너무 좁아서 좀처럼 결정하기가 어려웠다. 그리고 그날, A집주인이 공인중개사에게 연락을 했단다. 자신의 집을 매매하겠다던 사람에게 연락은 없었냐고, 천만 원 정도는 깎아줄 생각이 있다고. 나는 그냥 계약해버리자고 했으나 남편의 의견은 완강했고, 공인중개사 역시 계약을 만류했다. 그러던 중 남편이 부동산 어플로 전세 매물을 하나 발견했고, 공인중개사에게 전화를 걸어 그 매물을 보여줄 수 있냐고 물었다. 다행히 다음날 집을 보러 갈 수 있었다.


전세로 나온 C빌라. 집을 구석구석 둘러보지도 않고서 나는 남편에서 속삭였다. 너무 괜찮다고. 내부는 깔끔했고, 구조도 괜찮았다. 당시 세입자에게 채광이나 소음에 대해서도 물어봤지만 그 부분에서 문제 될 것도 없었다. 집을 보고 나오는 길에 공인중개사에게 계약을 하고 싶다고 말했고 다음날 가계약금을 걸었다. 그렇게 우리는 A집보다 훨씬 마음에 드는 집을 만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