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스윗홈. 5부

고마워 남편

by 이다래

살다 보니 집이 점점 더 좋아졌고, 그러다 보니 이 집에 전세로 들어온 게 조금은 아쉬운 마음이 들기도 했다. 남편은 집안 곳곳을 좀 더 손보고 싶지만 그럴 수 없으니 답답한 눈치였고, 나는 2년 뒤에 전세금을 올려달라고 하면 어쩌지, 계약이 더 연장이 되지 않으면 어쩌지 하는 걱정을 그리 깊지 않게 하곤 했다. 그러던 중 집을 계약했던 공인중개사에게 연락이 왔다. 집주인이 집을 내놓으려고 하는데 혹시 매매할 생각이 있냐고. 이사 온 지 겨우 3주가 됐을 무렵이었다.


집을 사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집주인이 제시한 매매가도 괜찮았고, 전세금과 큰 차이가 나지도 았았다. 남편도 나도 집을 사자는데 의견을 모았다. 하지만 내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게 있었으니. 바로 대출을 다시 알아봐야 한다는 거였다. 전세대출도 어떻게든 잘 됐으니 주택담보대출도 잘 되지 않을까. 라고 남편이 말했지만, 은행에 가보기도 전에 막연한 불안감이 몰려왔다.


나는 전세대출을 알아볼 때 같이 은행에 갔던 기억이 너무나 힘들어서 이번엔 남편에게 전적으로 맡기기로 했다. 남편은 먼저 전세대출을 받았던 B은행에 갔고, 나는 집에서 초조하게 남편을 기다리고 있었다. 얼마 후 집에 돌아온 남편은 대출은 가능하지만 한도가 어이없게 작더라는 소식을 전해주었다. 남편은 필요한 서류를 떼서 다른 은행에 가보겠다며 대충 점심을 먹고 다시 집을 나섰다. 하지만 그 이후에 남편이 들른 네 곳의 은행에서는 한도는 둘째치고 대출 자체가 거절되었다. 나는 눈덩이처럼 불어난 불안 때문에, 그 말을 은행원에게 직접 듣고 온 남편의 마음을 살펴주지도 못했다.


남편은 은행원이 소개해 준 정부지원대출을 알아보기 시작했다. 아무것도 손에 잡히지 않았다. 할 수 있는 건 그저 걱정뿐이었다. 만약 모든 대출이 거절되어 매매계약을 파기하게 되면 어떻게 되는 거지. 우린 계약금을 고스란히 날리게 되는 걸까. 그렇게 돼서 누군가 이 집을 사게 되고, 집주인이 바뀌면 또 어떨까. 걱정에 걱정이 끊이지 않았다. 그렇게 사랑스러웠던 우리집이 미워지기 시작했다. 집에 혼자 있는 게 우울했고, 자꾸만 예전에 살던 집이 생각났다.


내가 우울의 우물을 깊게 파고 있을 동안에도 남편은 정부지원대출을 열심히 알아보고, 필요한 서류들을 착실하게 준비하고 있었다. 그러면서도 남편은 본인이 무소득자로 구분이 되어서 대출이 거절되고, 한도가 나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무소득자인 건 나도 마찬가지라고, 너 때문이 아니라고 말하면서도 나는 남편의 덤덤한 표정 때문에 더 마음이 아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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