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능은 ‘알아봐주는 것’일까, ‘알아채는 것’일까

혼자였던 시간에서, 너를 향한 글로

by 희유

재능은 ‘알아봐주는 것’일까, ‘알아채는 것’일까.

그 질문에서, 나의 글쓰기가 다시 시작되었다.




나는 아직 준비가 덜 된 것 같은데,

어느 날부터인가 내 글을

책으로 보고 싶다는 제안이 종종 들어오기 시작했다.

블로그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고,

인스타그램도 이제 겨우 1년 남짓.


주제도 정하지 못한 채 방황하던 내가

이런 제안을 받는 게 신기했다.







요즘 나는 몇몇 플랫폼에

도쿄의 일상 사진과 그날그날의 생각,

책을 읽고 느낀 점들을 기록한다.


그마저도 완벽하다고 느끼진 않는다.

다만, 그 순간의 감정과 경험을

정말 진심으로 꾹꾹 눌러 담아 올릴 뿐이다.


그런데 그 글들을 보고

“힘이 났다”, “울컥했다”

라고 말해주는 사람들이 생겼다.

부족한 글을 좋아해 주고,

고민과 마음을 나누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나는 어릴 때부터 글을 좋아했다.

시를 쓰고, 발표하고,

방송반에서 마이크를 잡는 게 자연스러웠다.

그래서 어른이 되면 당연히

아나운서나 작가가 될 줄 알았다.

그리고 그 꿈을 이루었다.

아니 이룬 줄 알았다.


아이 둘을 출산하고

나는 다시 꿈을 꾼다.

작가라는 꿈.


20대 때, OO방송국에 제출했던 PPT자료 일부 발췌


하지만 글은 단순히 생각을 나누는 도구가 아니라

누군가의 마음에 닿아야 한다는 걸 깨닫는 데

꽤 긴 시간이 필요했다.


육아와 생활에 치여

스스로를 깎아내리던 시절이 있었고,

그때 나는 글쓰기를 멈췄다.

나를 들여다보는 ‘동굴 속 시간’이 필요했다.




이제 나는 동굴 밖으로 나와

햇볕 아래 서 있다.

그리고 깨닫는다.

나는 지금, 일본 도쿄에 살고 있다.

도쿄 미나토구.

이곳에서 4년째 살아가며 얻은 것들.


1. 도심 한가운데서 누리는 편리한 생활

2. 다양한 국적과 직업의 사람들과의 만남

3. 비교와 경쟁 없는 관계의 자유

4. 육아와 교육에서 느낀 여유

5. 글쓰기에 몰입할 수 있는 시간과 공간

6. 영어와 일본어, 언어의 확장과 성장


무엇보다 예상치 못한 선물은

**‘나를 바라볼 시간’**이었다.




도쿄에 처음 왔을 때,

남편은 수없이 말했다.

“당신 생각과 삶을 블로그에 남겨보면 어때?”


나는 들은 척도 하지 않았다.

나는 누군가의 권유보다

스스로 납득하고 선택해야만 움직이는 사람이다.

억지로는 절대 안 된다.


그러다 어느 날, 스스로 준비가 되었을 때

엉덩이를 들썩이며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지금 이렇게 글을 쓰고 있다.



나의 재능을 먼저 알아봐 준 사람들 덕분에

나는 한 걸음 더 나아왔다.

그리고 이제는 나 스스로

내 재능을 가치 있게 바라보고,

갈고닦으며 ‘알아채는’ 중이다.


완벽한 시작이 어디 있겠는가.

두려움과 불안을 안고도 한 걸음씩 나아가면

그 길 위에 또 다른 나의 세계가 만들어진다.




인생을 돌아보면,

나는 늘 ‘귀인’ 덕분에 살아왔다.

바라는 것 없이 나를 믿어주고

응원해 준 사람들이 있었다.

그 덕분에 방송도 할 수 있었고,

요가 강사도 되었고,

영업왕도 되었고,

이제는 글을 쓰고 있다.


이제는 내가 그 귀인들에게

더 많은 애정을 남기고 싶다.

그때그때, 순간마다.


그래서 요즘 내 글은

‘나’에서 ‘너’로 시선이 옮겨간다.

이 변화가 너무나 반갑고, 긍정적이다.




재능은 알아봐주는 사람과

알아채는 나 사이의 절묘한 타이밍에 깃든다.

나는 이제 그 타이밍을

놓치지 않고 살아가 보려 한다.


“마음 깊은 곳에서

조용히 번진 따스함 하나,

그게 나의 재능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