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편. 불안을 끌어안고도, 오늘을 시작하는 사람들

사라지지 않는 감정과 함께 살아가는 법

by 희유


불안은 사라지는 게 아니라, 함께 살아가는 감정이다.

오늘도 나는 두려움 옆에 앉아 숨을 고른다.

그 두려움 덕분에, 나는 조금 더 단단해진다.




불안을 끌어안고도, 오늘을 시작하는 사람들


나는 늘 두려웠다.

방송일을 했을 때도,

요가 강사 자격을 딸 때도,

수업을 이끌 때도 그랬다.


단지 요가매트 위에 서서

그날의 아쉬탕가 시리즈를 수련할 때조차

작은 흔들림이 내 안에서 들렸다.


오늘은 물구나무서기를

허리와 어깨의 부담 없이 해낼 수 있을까.

뒤로 눕는 동작에서

내 몸을 끝까지 들어 올릴 수 있을까.

내 힘과 유연함으로

오늘의 나를 지탱할 수 있을까.


요가는 정직하다.

감정이 흔들리면 몸이 반응하고,

마음이 산란하면

평소에 되던 동작도 미끄러진다.


수많은 강사들과 수련해 오면서,

대부분의 요가강사들이 매일 매트에 서면서

설렘과 두려움을 동시에 느낀다는 것을 알았다.


나 또한 삶의 작은 무대인 요가 매트 위에서의 그 정직함이 두렵지만,

그 정직함 덕분에 나는 나를 다시 배운다.


요가매트 위에서의 두려움이,

최근에는 글 위에서도 닿았다.


나는 매일, 내 안의 진심과 마주 선다.


글을 쓸 때도

머릿속의 문장이 단정히 흐를 것 같다가도

감정이 먼저 앞서면 문장이 비틀린다.


세상에 내보내는 글 한 줄 앞에서조차

나는 여전히 긴장하고,

작은 두려움에 귀를 기울인다.


어느 날, 한 숙련된 방송인이 말했다.


'방송하는 사람들은 일반인보다 예민하고,

오히려 매번 불안하고 두렵다고.‘


그 말을 듣고 한동안 생각했다.


아, 두려움은 사라지는 감정이 아니라

함께 살아가는 감정이구나.


무대가 달라질 뿐,

그 무대 앞에서의 떨림은

누구에게나 같은 모양으로 찾아오는구나.


사람들은 가끔 나를 씩씩하다고 말한다.

대범하고 담대하다고도.


하지만 단 한순간도

나와의 싸움에서 외롭지 않은 적이 없었다.


불안은 언제나 내 안에 있었고,

그 불안은 이상하게도 나를 움직였다.


나는 그 감정을 없애려 하지 않는다.

대신, 그 옆에 앉는다.


두려움이 사라지길 기다리기보다,

그 두려움이 잦아들 때까지 숨을 고른다.


그렇게 하루를 건넌다.


때로는 무너질 듯 서 있고,

때로는 버티듯 웃는다.


고통과 고독 너머에

성장의 감각이 찾아온다는 걸

몇 번이고 경험했기 때문이다.


두려움은 적이 아니다.


내 안의 생을 확인하게 만드는

가장 솔직한 신호다.


오늘도 매트 위에 선다.


약간의 떨림과 함께,

내 몸을 일으켜 세운다.


그 순간 나는,

여전히 두려운 사람이다.


그리고 그 두려움 덕분에,

조금은 더 단단해진다.



두려움 옆에 앉아, 오늘의 숨을 고른다


두려움은 사라지지 않는다.

다만 그 옆에 앉는 법을 배우게 된다.

그렇게 하루의 끝에서,

우리는 조금씩 단단해진다.



다음 이야기로


두려움을 견디는 시간은

결국 나를 단단하게 만드는 시간이었다.


불안은 사라지지 않지만,

그 불안을 견디는 법을 배운 사람은

조용히 단단해진다.


단단하다는 건 차가운 게 아니라,

부서지지 않기 위해 오래 달궈진 사람의 온도다.


그래서 다음 이야기는,

단단하지만 따뜻한 사람들에 대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