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으로 오르는 언덕길에 길자,라는 친구가 하는 비디오 대여점이 있었다.
책 꽂히듯 빽빽하게 정렬된 비디오테이프를 볼 때마다 길자는 부잔가 봐, 생각했던 나는 어렸다.
나를 보면 친구는 밥 먹었니, 요즘 새로 나온 영화 재밌는데 볼래?
사부작 라면을 끓이거나 비디오를 틀었다.
라면을 먹으면서 터미네이터란 걸 거기서 봤다.
아무리 총을 쏘아도 새로 돋아나는 그의 몸은 경이로웠다.
기계가 인간을 지배하는 미래세계가 낯선 나라처럼 생소해 눈,귀 얼얼했던 때가 오래다.
오픈AI에서 개발했다는 챗GPT에 말을 건다.
문장 셋,넷을 넣어 말을 해도 알아듣고 답을 해준다.
세상에 떠돌아 다니는 답은 그가 다 찾아준다.
잘못된 정보를 걸러 듣는 게 인간 몫인데
인간조차 잘못된 정보를 가릴 수 없다면
그 일을 대신할 AI가 생겨 열일하는 시대가 올것만 같아 무섭다.
영화 허(Her)에서 기계랑 말을 하는 주인공을 보고 나오며
이러다 기계랑 사랑도 하겠어, 하던 때가 언제였지.
(사진 : AI무료생성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