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

2020.4.6 ~ 2024.4.6

by 달랑무


24.4.6 마트에 비파가 나와 있는 건 처음 본다. 옛적 생각이 나 비싸도 산다. 추운 날 언몸 녹이는 화로 앞에서 외할머니가 건네준 노란 알을 쥐고 잠이 들었던 기억인데 오늘은 환한 봄날.. 흔하게 볼 수 없던 열매여선지 남의 나라 맛인 듯 좋았다. 오늘 달기만 한 이 맛으로는 추억여행이 멀다. 가꾸지 않아도 세월을 함께 지나며 때때로 열매 내어주던 늙은 비파나무가 아닌 까닭이겠지. 한 번쯤은 그냥 두어도 좋은 , 요란스럽지 않은 날을 꿈꾼다.


KakaoTalk_20240407_112427627.jpg?type=w966



23.4.6 엄마 무릎관절 병원. 너무 오래 진통소염제를 드신 탓에 신장에 무리가 가서 진통제를 먹지 못하는 상황. 모든 곳이 아프실 텐데 어떻게 견디고 계시나 모르겠다. 무릎 주사처방을 받긴 했지만, 반신반의다. 수술 빼고 다 해본 것들인데 나이가 들어 수술은 안 하겠다 하신다. 의사 선생님은 "대한민국 참기대마왕 오셨네"하며 좌식생활 절대 금지할 것과 운동요법 병행할 것. 수술은 권하지 않으신단다. 점점 작아지는 몸, 늦은 반응... 이제 정말 나이 드시고 있다는 신호. 더 미룰 수 없는 신호.




21.4.6 바닥에 엎드려 머리를 기울이고 보는 사물. 자기 전 벗어뒀던 안경은 사물을 왜곡하고, 맨눈으로 보고 있는, 빛이 들어오는 침대 밑 풍경은 오래된 먼지로 가득하다.




20.4.6 작년 12.30 존경했던 교수님 소천 소식을 오늘에서야 듣다. 아이들 낳고 힘들었을 때 나이 들어 만난 교수님은 세상 존경스러웠다. 엄마가 된 이들에게 따뜻한 말을 건네준 스승님은 구석구석 온기 남겨두셨는데 사느라 바쁜 중년은 모른다. 은혜를 입었다는 뒤늦은 생각에 갚을 도리 어디.






매거진의 이전글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