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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 and R Oct 19. 2016

『정의란 무엇인가』 - 마이클 샌델 - 김영사

★★★★

2016.10.13~19

  한 줄 댓글: 정의(正義)정의(定義)할 수 없고 여러 관점이 있으니 상황에 따라 네가 알아서 생각해라.

  속이 후련하지는 않다. 제목에서 풍기는 어감은 ‘정의(正義)란 이것이다.’라며 정의(定義)해줄 거 같다. 하지만, 책을 읽으면서 ‘이 말을 할 땐 이게 맞는 거 같고, 저 말을 할 땐 저게 맞는 거 같은데?’라는 생각이 들었다. 여러 사고실험을 통해 ‘공리주의’, ‘자유지상주의’, ‘미덕’ 등 사람들이 정의를 판단할 때 사용하는 여러 관점들을 제시한다. 그리고 그 관점들의 한계도 같이 설명해준다. 하지만 혼란스럽기만 하다. ‘그래서 이 주의들 중에 뭘 사용해야 되는 건데?’라는 생각이 책을 읽는 내내 들었다. 끝내 샌델은 정의정의하지 않았다. 책 결론 부분에서 미덕과 공동선을 더 좋아한다고 말했을 뿐이다.


  여러 관점들 중에 내가 뭘 선택해야 하는 건지 혼란스럽기만 하다. 샌델이 설명하는 순서에 따라 내 가치관이 흔들리는 모습을 보며 아직 내 가치관이 제대로 정립되어있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것으로 만족해야 하는 걸까? 정의란 무엇인지 한 마디로 정의할 수는 없는 걸까? 사실 이 책을 사놓고 몇 장 읽지 못하고 덮게 될 거 같아서 읽지 않고 있었다. 그런데 읽게 된 계기가 있다. 시민교육센터 대표 이한 변호사가 쓴 『정의란 무엇인가는 틀렸다』를 읽기 위해서다. 궁금했다. 『정의란 무엇인가』는 우리나라에서 100만 부 이상 팔린 베스트셀러인데, 대체 뭐가 틀렸길래 책 제목을 이렇게 공격적으로 정하면서까지 반론을 제시할까.


  혼란스럽게 한다는 점은 불만이지만 우리가 쉽게 판단하고 사소하다고 생각한 것들이 정의라는 가치에 어떻게 연결되는지, 또 가치를 판단하는 기준이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해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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