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의 팔자주름이 깊어졌어요
포도농사를 짓는 작은집에 다녀오신 삼일 동안
아무리 노동을 하셨다고 해도
이건 너무해요
엄마가 할머니가 되셨어요
아직 손주도 못 보셨는데 할머니라니요
제가 지금 하는 꼴을 봐선
앞으로 얼마나 더 걸릴지 기약도 없는데
팔자주름이 저를 보고 다그치고 화를 내는 거 같아요
어머니가 음식을 드실 때마다
팔자주름 밖에 보이질 않아요
왜 이렇게 길고 깊어졌는지...
괜히 죄송한 마음이 들었어요
입술을 손가락으로 막고
볼에 바람을 넣으면
팔자 주름 개선에 좋다는데
어머니 마음이 아플까 봐
차마 말씀도 못 드려요
가계에 도움도 안 되고
앞가림조차 못하는 못난 아들 때문에
지금도 하루 종일 일하시는 모습을 보니
너무 안쓰럽고 죄송한 마음이에요
하나님
저 잘하고 있는 건가요?
맞게 가고 있는 거예요?
돌아가고 싶지 않아요
지름길은 아니더라도
빙 돌아서 가고 싶지는 않아요
부모님이 너무 안쓰러워요
하나님 도와주세요
마음이 아파요
저 빨리 부모님께 쓸모 있는 아들이 되고 싶어요
이것도 너무 세속적인 바람인가요?
하늘나라에 소망을 두지 못하는 기도제목인가요?
하나님
제발요
형통하게 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