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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 and R Jun 08. 2017

9. 『완벽한 공부법』-고영성, 신영준 - 로크미디어

★★★★

기간: 2017.5.31~6.1

한 줄 댓글: 중고등학생이 아닌 대학생과 직장인들에게 초점을 맞춘 공부법 책이다. 14가지 분야를 다룬 공부법 책이다.


  무려 500쪽 14개의 장으로 구성된 책이다. 공부법을 다룬 자기계발서 중에서 이렇게 두꺼운 책이 있나 싶다. 페이스북 인생공부 페이지를 운영하고 있는 고영성 작가님과 신영준 박사님의 공동 저작이다. 이미 인생공부 페이지와 『졸업선물』 , 『어떻게 읽을 것인가』를 통해 공부와 삶에 대한 두 분의 철학을 어느 정도 알고 있었다. 이 책은 두 분의 공부에 대한 철학 모음집이다. 믿음과 메타인지부터 동기, 노력, 독서, 영어, 일까지 다양한 분야에서의 학습과 공부 방법에 대해 말하고 있다. 두 명이서 어떻게 이렇게 다양한 분야의 공부 방법에 대해 말할 수 있는지 궁금할 수도 있다. '8권의 집필과 2번의 스타트업 창업'(5p), 1년에 300권 읽기에 성공한 고영성 작가, 공학박사에 대기업에서 일한 경험, 그리고 지금은 인생공부 페이지를 운영하며 강연과 청년들의 멘토로 활동하고 있는 신영준 박사이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몇 개의 장만 여기서 이야기해보겠다. 먼저 1장 믿음이다. 내가 월요일마다 겪는 슬럼프가 무기력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중고등학생들과 방학을 맞은 대학생들에게 자주 나타나는 무기력 증상은 학습을 통해 습관이 된 것이다. 하지만 무기력이 학습된다는 것을 부정적으로만 생각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희망이 된다. 뇌가 무기력을 학습한다는 것은 뇌의 가소성 때문이다. 뇌는 죽을 때까지 성장하고 변한다. 이것을 뇌의 가소성이라고 한다. 다른 신체 부위는 20대 전후로 성장을 멈추고 퇴화하지만 뇌만은 특별하게도 퇴화하지 않고 변화한다. '실제로 인간의 모든 신체는 성인이 되면서 퇴화하지만, 뇌만큼은 다르다. 뇌는 부지런히 쓰면 쓸수록 신경간의 새로운 연결을 만들어 내며 성장한다. 이를 뇌의 가소성이라고 한다. 다시 말해 모든 사람의 뇌는 죽을 때까지 성장한다는 사실이다.'(32p) 뇌를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변화가 성장으로 연결될 수 있다. 따라서 뇌가 무기력을 학습한다면 반대로 뇌를 학습시켜 무기력을 극복할 수도 있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고정형 사고방식에서 벗어나 성장형 사고방식을 가져야 하는 것이다. 고정형 사고방식은 뇌도 다른 신체처럼 퇴화한다고 생각하는 사고방식이고, 성장형은 그 반대로 뇌의 가소성을 믿는 것이다. 하지만 믿고 말고 할 것도 없다. 과학적으로 증명된 사실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자신의 뇌에 대한 믿음, 누구나 공부하면 성장할 수 있다는 믿음이 우선적으로 중요한 것이다. 믿음이 1장에 있는 이유는 남은 13개의 장에서 다룬 여러 가지 분야의 공부 방법을 누구나 다 적용할 수 있다는 것을 독자들에게 인지시키기 위해서다. 아무리 좋은 공부 방법을 써놔도 독자가 '나는 멍청해서 안 될 거야.'라는 식의 생각을 가지고 있다면 무용지물이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2장에서 다룬 메타인지다. 메타인지는 본인이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이 무엇인지 인지하는 능력이다. 고등학교 때 친구들 몇을 떠올리니 메타인지가 무엇인지 정확히 이해할 수 있었다. 고등학교 때 시험기간이 되면 친구들과의 대화에서 항상 이런 말이 나온다. "너 과학 공부 다 했냐?"라고 물어보면 "응. 다 했어. 문제집 한 번 돌렸지."라고 답한다. 그 친구한테는 문제집을 처음부터 끝까지 푼 게 공부를 다 한 것이다. 사실 공부를 다 했다는 말은 처음부터 끝까지 한 번 훑어봤는지와는 상관없이 시험 범위 안에서 자신이 모르는 게 없을 때 할 수 있는 말이다. 하지만 문제집 한 번 푼 걸로 공부를 다 했다고 생각하는 친구들이 종종 있다. 이런 친구들은 메타인지가 부족한 친구들이다. 문제집을 푸는 이유는 내가 무엇을 모르는지 판단하기 위한 것인데 그런 생각 없이 한 번 푸는 것에 만족하는 것이다. 그러니 시험 점수가 안 나올 수밖에.

  자신이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을 인지할 수 있는 능력은 정말 중요하다. 그래야 올바른 피드백이 가능하고 더 성장할 수 있는 것이다. 자신이 모르는 것이 뭔지 모른다면 아는 걸로 착각하고 그냥 넘어갈 것이기 때문이다. 내가 독후감을 쓰는 것도 메타인지와 관련이 있다. 책을 읽고 나서 내가 기억하는 것과 기억하지 못하는 것이 무엇인지 점검하는 과정이다. 물론 독후감을 쓰는 이유가 그거 하나 때문은 아니다. 그거 하나라면 줄거리만 요약하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는 오히려 줄거리 요약보다는 내 생각 정리에 더 많은 부분을 할애한다. 책을 제대로 소화하기 위해서다.


  세 번째는 10장 환경이다. 사실 환경의 중요성은 이미 느끼고 있었다. 내가 자주 빠지는 딜레마를 하나 소개하겠다. 도서관에서 책을 보다가 약속이 있어 잠깐 나왔다고 해보자. 약속이 끝나고 나서 시계를 보니 도서관이 닫으려면 아직 1시간이 남았다. 이때 약속 장소에서 도서관까지는 10분이 걸린다. 가봤자 50분밖에 독서를 못 한다. 10분 동안 걸어가서 50분 독서하고 집으로 올 바에 바로 집에 가서 독서를 하는 게 합리적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집으로 향한다. 하지만 집에는 TV와 침대가 있다. 50분은커녕 가방에서 책을 꺼내지도 않는다. 이런 경우가 종종 있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에 집에서 하겠다는 생각으로 집에 간다. 하지만 집에서는 공부를 안 한다. 도서관으로 가는 것이 조금이라도 공부하는 길이라는 걸 알고 도서관으로 가기를 다짐하지만 절반밖에 성공하지 못한다. 환경은 정말 중요하다. 내가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을 나는 잘 안다. 일단 집은 절대 안 된다. 이것도 학습된 것 같지만 이걸 바꾸려면 엄청난 노력이 들어갈 것이다. 여기에 힘을 쓰는 것보다 공부할 수 있는 환경에 나를 놓는 것이 더 맞다고 생각한다.

  도서관에 있을 때도 사실 완벽한 환경은 아니다. 스마트폰이 옆에 있으면 페이스북이나 카톡의 유혹을 이기지 못한다. 스마트폰은 생각보다 심각하게 공부를 방해한다. 책에서는 스마트폰 중독을 벗어난 사례가 있다. '이 사례를 알려준 친구는 우선 학교에 가면 도서관으로 가서 스마트폰을 사물함에 넣어 버렸다. 메신저 알림 창에는 메시지는 점심시간과 저녁 시간에만 확인한다고 글을 남겨 놓았다고 한다.' (323p) 아예 스마트폰을 멀리 한 것이다. 그래서 나도 요즘 개인 사물함은 아니지만 가방 깊숙이 스마트폰을 넣는다. 가방에 넣는 게 얼마나 효과가 있을까라고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꽤 효과가 좋다. 가방에 넣으니 일단 스마트폰이 눈에 띄지 않았고, 눈에 띄지 않으니 그만큼 손이 덜 갔다. 물론 스마트폰을 보던 습관이 남아있어서 나도 모르게 스마트폰이 어디 있나 찾을 때가 있다. 몇 번 그렇게 찾다가 가방에 있음을 인지하고 나서는 스마트폰을 찾지 않는다. 스마트폰 보는 시간이 확 줄었다. 스마트폰 때문에 공부가 심각하게 방해된다면 멀리 떨어뜨리는 게 좋은 방법이다. 가방에만 넣어놔도 눈에 보이지 않아서 확실히 덜 찾게 된다.


  이 외에도 『완벽한 공부법』은 독서와 영어, 일 등에서 실력을 향상하는 공부 방법에 대해 말하고 있다. 하지만 인생공부 페이지에서도 밝혔듯이 공부법 책이지만 중고등학생들에게 초점을 맞춘 책이 아니다. 혹시 수능 수험생 중에 국영수 탐구 공부법에 대해 알고 싶은 사람이라면 이 책을 굳이 읽을 필요는 없다. 하지만 인생을 살면서 우리는 계속 공부를 해야 한다. 따라서 당장 수능을 앞둔 고3과 재수생이 아니라면 이 책을 읽어보길 바란다. 물론 고3과 재수생들도 올해 수능이 끝난다면 꼭 읽어보길 바란다. 앞으로 더 공부할 일이 많은데 이 책이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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