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것도 모르는 아이로.
새벽길.
널 배웅하며
난 늘 기도드린다.
세상이 오늘은 너에게 다정하기를
사람이 오늘은 너에게 따뜻하기를
싸늘한 새벽공기가 너에게 닿지 않기를
서늘한 새벽 색감이 너에게 물들지 않기를.
나의 하루가 아닌
네 하루의 안녕을 바란다.
간절한 마음으로.
너는 몰랐으면 좋겠기에.
나의 세계를.
어찌 세상의 찬바람 한번 맞지 않고
살 수 있을까.
어찌 사람에 눈물 한번 흘리지 않고
살 수 있을까.
알면서도 바라는 것이다.
조금은 덜 아프길.
조금은 단단하길.
가로등 불빛 아래로 멀어지는
너의 뒷모습은
그렇게 희망이고
그렇게 아련함이기도 하다.
이제는 내가 놓쳐버린 내일이고
이제는 내가 지내왔던 어제이다.
뒤돌아보며 손을 흔드는
너의 모습은
아직도 어린아이 같아서
나를 웃게 하고
언젠가는 사라질 장면이라
나를 울컥하게 한다.
처음으로 나보다 귀한 존재인 너를
처음으로 감사의 이유인 너를
여전히 불안의 시선으로 본다는 것이
여전히 너에게 불안이 된다는 것이
깊은 절망이 된다.
누군가로 인해 더 큰 감정을
느낄 수 있다는 사실이
내겐 얼마나 새로운 일인지
넌 모른다.
나 역시 낯서니까.
누군가의 환성이 나에게 환희가 되고
누군가의 고난이 나에게 고통이 된다.
너를 배웅하고 돌아오는
고요한 새벽길
정처 없이 생각을 흐름에
맡기다 보면
기억의 저 끝에
같은 시선으로 날 보고 있을
또 다른 누군가가 떠오른다.
서늘한 손으로 내 옷깃을 여며주던
한 사람.
그 서늘함이 실은
가장 뜨거웠던 배웅이었음을,
이제야 안다.
언제나 미안해하면서도
언제나 투정만 부리게 되는.
엄마이기 전에
삶의 주인공이었을 한 사람.
누군가의 무엇이 아닌
자신의 이름을 가진 한 사람.
난 왜 사랑하는 이들을 보면서
온전히 사랑만 할 수 없을까.
사랑하면서 아프고
사랑하면서 슬프다.
새벽처럼.
밤을 품고 아침을 기다리듯이.
배웅받던 나는
어느덧 자라 배웅을 해주는
나이가 되었음에도
여전히 작고 어린 나는
가끔 배웅받고 싶다.
새벽을 모른 체
따뜻한 품 안에 있던 그때처럼.
무조건적인 응원.
무조건적인 따뜻한 시선.
가끔은 그렇게
세상으로부터 시선을 돌리고
그저 누군가의 품 안에서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로
돌아가고 싶다.
나는 아직도
그 새벽 어딘가에서
배웅받던 아이로
남아 있는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