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빛

by 달하

새벽 5시 10분.

씻고 나와 명상을 하려는 중에 밖에서 소리가 들렸다.

장난감 자동차가 빵빵 거리는 소리, 그에 맞춰 짹짹 거리는 작은 입술의 마찰소리.

아가가 이 시간에 왜 깼지.

순간 저기 저 서울과 부산을 왕복하는 생각의 흐름이란.


나는 신나게 새벽 4시50분에 일어났어.

명상을 하고 글쓰기도 하고 하려고, 오늘은 새벽 5시에 명상을 하려고 했잖아, 그런데 씻고나니 5시 10분이네. 6시에는 엄마들이랑 독서모임이 있잖아. 오늘은 8시까지 출근을 해야해. IRB에 수정 제출할 게 있잖아. 아가가 깼네. 그럼 나 이거 다 못하는 거야?

순간 앞에 거울이 보였다. 거울에 비친 내 눈을 바라보았다.

오오오, hey there calm down. easy easy.


손님처럼 그를 맞자. 손님처럼 아가를 대하자.

디팩초프라가 새벽 5시 30분에 갑자기 찾아왔어.

그럼 아 나 명상해야되는데, 다음에 오시죠 할거야?

아가가 나에게 어떤 눈빛을 선물했는지 생각해봐.


사랑을 그저 글자로만 알았던 나에게.

사랑을 머리속의 관념으로만 알고 있던 나에게.

사랑을 실어 나르는 감정이 없어 몸의 울림을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했던 나에게.


우주가 또는 신이 있다면 존경해마지않은 그가

세상을 그저 너가 아가를 바라보는 그 눈빛으로 봐보라고

언젠가 문득 일러주고 갔지 않니.

그 느낌을 말할 수가 없어서 눈물이 하염없이 흘렀던 그 날이 있었지 않니.


그날의 감정을 일기장에 소중한 날이라고 적어만 두지 말고

눈과 가슴에 담아 매일매일 말하고 다니자.

새벽에 온 손님처럼 아가를 대하자.

나의 아가. 나의 작은 사람.

그는 너에게 그것을 전하려고 어떤 빛이 몸을 빌어 먼길을 왔단다.

그리고 내가 바라던 많은 것들은 내가 예상치 못한 사이에 손님처럼 방문을 두드릴테지.

그러면 열린 마음으로, 열리다못해 통로가 되어버린 마음으로 그들을 환영하면 된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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