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간은 너무나 기쁜 일입니다. 꿈꿔왔던 일이죠.
기대하지 않던 꿈 꾸던 것이 현실로 이루어지는 건 기적과 같아요.
이렇게 운이 좋다니 !
내가 출간이라니 !
몇 날 며칠 잠이 오지 않을 정도로 가슴이 두근거리기도 했죠.
그런데 날이 갈수록 불어나는 걱정에 앞이 캄캄해졌어요.
멋모르고 받은 선인세는 나름 뿌듯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갈수록 불안해지더라고요.
돈을 먼저 받았는데 그만큼 책이 팔리지 않으면 어떡하지?
주제넘게도 출판사 걱정을 했습니다.
또 쓸 때는 재밌게 신나게 써놓고 드는 생각은 -
그냥 나만 재밌어하는 거 아냐? 였죠.
아마도 많은 출간 하신 분들이 저와 같은 걱정을 하지 않았을까 싶어요.
출간을 하고서야 다른 작가 분들의 생각이 궁금해져서
다른 작가님들이 쓰신 글들을 읽어봤는데,
저와 같은 고민들을 갖고 계신 분들이 많으시더라고요.
어떤 분은 선인세를 거부하셨다고도 하고 말이에요.
돈을 준다는데 그걸 거부할 정도로 걱정을 하는 사람도 있는데,
내 걱정이야 아무것도 아니구나 싶었죠.
그리고 가장 큰 걱정은 당연히 제 걱정이었어요.
출간을 하고 나서 괜히 우울해지면 어떡하지?
만약 책이 안 팔리면 내 기분이 바닥을 칠 정도로
나빠지면? 너무 슬퍼서 아무것도 하기 싫어지면?
나는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지?
뭐 그런 쓸데없는 생각이요.
유명한 티베트 속담이 있죠.
'걱정을 해서 걱정이 없어지면 걱정이 없겠네.'
걱정만 하고 있을 바에야 또 다른 글을 써보기로 했어요.
뭔가 또 다른 일을 하면 희망이 하나 더 생기는 기분이었거든요.
그래서 다른 글을 쓰는 데에 집중하기로 했죠.
그런데 막상 쓰려니까 뭘 써야 할지도 모르겠고,
겨우 생각해 낸 소재는 금방 동이 나 버리더라고요.
그런데 이런저런 글들을 노트북 화면에 흩뿌려 놓으니까 신기하게도
마음이 좀 편해지더랍니다.
글을 쓰고 지우고, 게시하고 삭제하기를 반복하기도 하고, 어느 날은 그냥 아무것도 안 해보기로 했어요.
아무것도 안 하기로 하니까 이걸 안 한다고 해서 지금 당장 내가 곤란할 정도는 아니더라고요.
뭘 그렇게 사서 걱정을 했나 싶더라고요.
막상 출간이 되고 보니까 생각했던 것처럼
역시나 달라질 게 없었습니다.
달라진 건 그냥 제 마음이었죠.
사람이 참 간사하죠.
처음엔 기대도 못 한 주제에 막상 닥치니
걱정이라니 ! 마냥 좋아해도 모자랄 판에.
그냥 전처럼 하던 대로 쓰고 싶은 게 생각이 나면 쓰면 되고, 생각나지 않으면 그냥 계속 생각해 보면 되는 거잖아요. 걱정한다고 해서 누가 뭘 쓰라고 알려주는 것도 아니고요.
뜬금없는데 요즘 제 머릿속에서 툭 하고 튀어나오는 문장이 하나 있어요.
'작가는 글을 싸지르는 게 사명이다.'
저는 이 문장이 되게 마음에 들었어요.
스스로 작가라고 말하지 못했는데 이 글을 보니까
저도 글을 싸지르는 건 하고 있다 싶더라고요.
그래서 아, 나도 작가라고 할 수는 있겠구나 했죠.
나름의 위안이 됐던 문장이랄까요.
아무튼 이제 걱정은 넣어두고 감사하는 마음만 간직하려고 합니다. 이 글을 마지막으로 출간에 대한 글은 쓰지 않으려고요. 사실 부끄럽다면서 엄청 소문내긴 했어요. 과할 정도로요.
그러니까 이제 글이나 싸지르겠습니다.
세상의 모든 작가님들 파이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