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깎아요.

by Dali record

글감이 생각나면 너무 신나요. 진짜예요.

신나서 노트북을 켜고 키보드를 두드리다 보면 - 아!

별로예요.


그래서 백스페이스를 꾹 - 누릅니다.

그리고 또다시 쓰기 시작해요.

그거를 몇 번이나 반복합니다.

설마 저만 이러는 건 아니겠죠.


그렇게 꾸역꾸역 몇 줄을 적어내리다가 갑자기 손가락이 멈춰요. 뭘 더 써야 할 거 같은데 생각이 안 나요. 근데 써내려 온 글을 올려다보니까 아무래도 또 수정해야 할 거 같아요. 아니 깎아야 할 거 같아요. 그래서 깎죠.


깎는 게 최선이에요. 안 그래도 짧은 글 더 짧게 깎아버립니다. 그러지 않으면 반가운 누군가가 들어왔다가 신발도 벗기 전에 나가버릴 거 같거든요.


렇게 또 쓰고 올리고, 또다시 읽다 보면 또 깎게 되겠죠. 오늘도 한참을 깎았어요.


웹소설은 검색을 해보니까 작가님들이 대부분 3000자 정도 쓰는 걸 추천하시더라고요.

근데 저에게는 너어무 힘든 일이에요.

저는 기껏 해봐야 2500자 정도 되는 거 같더라고요.


아무튼 힘겹게 글자수를 채우긴 합니다. 그리고 다시 읽으면서 또 깎아요. 그리고 다음날 다시 읽어보고 또 깎습니다. 오늘도 깎아요.


어쩔 수 없어요.

그래야 좀 볼만하거든요.

이렇게 깎지 않으면 저도 읽기가 불편한걸요.


그렇게 다듬어놓으면 마음이 좀 편해집니다.

아무도 모르시겠지만요.

그래서 오늘도 깎아요.

언젠가는 이렇게 깎지 않아도 볼만한 글이 쓱하면 쓱 하고 나올 날이 올까요?


저에게는 그런 날은 오지 않을 거예요.


리고 그렇게 깎고 깎은 글이 운 좋게 출판이 된다고 하더라도 아마 또 깎이게 되겠죠.


말했지만 그래야 좀 볼만해지거든요.

방금 든 생각인데요.

일단은 생각나는 대로 아주 길-게 써놔야 할 거 같아요. 그래야 깎여도 남는 게 좀 있지 않을까요?


아무튼 오늘도 고민입니다.

고민이에요. 사실 고민할 게 없는데요.

그냥 깎으면 되거든요. 근데 고민이에요.


더 깎다가는 조만간 글이 없어질 거 같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