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우리의 지구야"

by 달리아

양산 꽃피는학교에서의 첫째 날,


"엄마, 우리도 이런 데로 이사 가자."

고 말했던 둘째는 둘째 날이 되자,


"엄마, 집에 안 가고 그냥 여기서 살래."


라고 한다.


산 아래, 강이 흐르는 곳 사이 두 마리의 개들과 고양이들이 함께 지내는 드넓은 마당이 있고, 자연물 놀잇감들과 악기들이 가득한 그곳은 아이들에게 천국이 아닐 수 없었다.

마지막 날, 둘째는 벚꽃과 산까치꽃, 제비꽃으로 만든 꽃다발을 내게 선물이라 건네며,


"엄마는 우리의 지구야"

라고 했다. 기쁨과 놀라움으로, 가슴에 꽃향기가 가득 번지는 듯했다.


지난 20여 년 간 수많은 아이들을 만나오며 느낀 것은 아이들은 꽃과 같아 저절로 꽃핀다는 것이다. 반대로 어른들이 과도하게 개입하거나 너무 많은 교육을 시켰을 때는 지나친 물과 양분을 준 꽃처럼 아이들은 병든다. 안타깝게도, 그리고 모순적이게도 모든 것들이 풍요롭게 넘쳐나는 세상에서 나는 시든 꽃처럼 풀이 죽고, 기가 죽은 아이들을 너무도 많이 만났다.


그렇다면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해줄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


나는 4살 아이의 말에서, 그리고 자연 속에서 마음껏 뛰어노는 아이들의 신나는 몸에서 그 해답을 찾았다. 그것은 아이들이 깊이 뿌리를 내리는 안전하고도 비옥한 땅이자 지구가 되는 것, 봄햇살처럼 따스한 사랑으로 아이들을 바라보고, 안아주고, 지켜주는 것이다.

봄이면, 꽃이 절로 피어나고, 뭇 생명들이 절로 자라나듯이, 아이들을 억지로 키워내려 하지 않고, 성장의 힘을 경이로움으로 지켜보고 믿음으로 존중해 주는 것이다.


그런 마음으로 아이들을 키우고자 했지만, 교육 시장 속에서 밀려드는 광고들과 불안해하는 또래 엄마들의 말들 속에서 눈과 마음이 흐려진다는 느낌을 받았었다.


하지만 이번 꽃피는학교에서의 시간을 통해 나는 다시 두 눈을 깨끗이 씻어내고 마음의 뿌리를 더 깊이 내리며 더 단단히 중심을 잡은 듯한 느낌이 들었다.


동시에 나는 '엄마는 우리의 지구야.'라는 아이의 말을 통해, 내 곁에 함께 살아가는 엄마들의 얼굴이 떠올랐다. 나의 엄마, 엄마의 엄마, 그 엄마의 엄마...헤아리기 어려울만큼 길고 긴 시간동안 작고 소중한 생명들을 지키고, 돌보며, 서로를 안아온 엄마들의 품이 너무나 깊고도, 따스하게 느껴졌다.

지구같은 엄마들을 느끼며 그린 그림 @달리아


앞으로 더 많은 아이들이 진정으로 자신답게 꽃 피어날 수 있도록, 기꺼이 아이들의 땅이 되고 품이 되고 지구가 되는 엄마들과 서로의 손을 둥글게 마주 잡고 나아가야겠는 마음이 든다.


새희망을 품은 가슴이 봄처럼 설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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