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보다 작가가, 혹은 작가지망생들이 더 많은 것 같은 세상이다. 그만큼 이야기가 넘치는 세상이고, 할 말이 많은 시대이다. 이야기를 말하고 듣고 싶어 하는 것은 우리의 오래된 본능이기도 하다.
분명 세상엔 좋은 이야기들이 필요하다. 이야기는 시대를 반영하는 거울이기도 하다. 사람들이 지켜가야 할 소중한 가치와 인간으로서의 도리 등을 알려주는 지표가 되기도 한다. 요즘처럼 빠르게 변하는 사회 안에서 그만큼 치열한 사고와 통찰이 담긴 글들이 필요하다. 기우뚱하게 치우치지 않은 글을 쓰기 위해서는 다른 이들을 통해 자신을 비추는 과정이 중요하다.
지난달부터 '언니들의 책 쓰기' 모임에 참여하고 있다. 이를 통해 다양한 글들을, 그만큼 다채로운 삶들을 만난다. 모임을 이끄시는 김슬기 작가님은 어떤 글에서도 빛을 발견해 내시고 봄바람 같은 기운을 불어넣어 주시는 재능이 탁월하시다.
작가님의 피드백을 받고 나면 모든 글들이 물기를 머금은 식물처럼 생기를 띠고 반짝이는 느낌이 든다. 함께 모임을 하시는 분들의 내공도 만만찮다. 각자의 고유한 삶들의 에피소드들에 웃고, 또 울다 보면 2시간이 훌쩍 지나간다. 이처럼 진실하게 삶을 살아가며 그를 글로담고 나누는 용기 있는 분들께 정말 많은 위로와 응원을 받는다.
'언니들의 책쓰기' 두 번째 모임에서 :)
나는 그동안 다양한 교육현장에서 보고, 느꼈던 경험들을 담아 공감교육에 대한 책을 쓰고 있다. 기획에서부터 목차 선정, 글쓰기 미션까지 친절한 안내와 피드백 속에서, 혼자라면 도저히 쓰지 못했을 글들을 차근히 모아진다. 덕분에, 오래도록 가슴속에 품고 있었던 글들이 올해 안에는 책으로 나올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오늘 합평 시간에는 요즘 부모들이 더 불안할 수밖에 없는 이유에 쓴 글을 나누었는데, 뜨거운 공감과 지지를 받았다. 눈물이 날 만큼 고마웠다.
이 따스하고도 아름다운 연대를 잘 이어가며, 이 상처받은 세상을 품어가고 싶다. 둥글게, 둥글게 서로를 위해 열린 팔과 가슴들이 뾰족한 고통들을 감싸 안을 것이다. 불안과 두려움으로 날이 서 있던 마음들을 다시 부드럽게 가라앉히며, 서로 안의 연약한 사랑을 맞대고선, 그 온기로 차디찬 세상을 데울 것이다.
그것이 바로 이야기와 글과 책을 통해 내가 지켜가고픈 불씨이다. 그 불씨는 결코 꺼지지 않고 번져갈 것이다. 그것이 곧 매 순간 내가 쉬는 숨이자, 기도이자, 일상이자, 삶이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