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택 시인과의 만남

by 달리아

임실에서 강의를 하게 되어 아이들과 며칠 머물렀다. 근처에 아이들과 갈만한 곳을 검색했는데, 마침 차로 10분 거리에 김용택 시인 문학관이 있었다. 김용택 시인님께서 쓰시고 엮으신 시집들을 읽으며 지새우던 밤들이 떠올랐다. 설레는 마음으로 길을 나섰다.


진메마을이라는 작은 마을은 초록빛이 가득한 곳이었다. 섬진강을 둘러싼 산들과 풀들, 문학관 어귀를 지키는 커다란 느티나무가 여름 무더위 속에서도 싱그럽게 자리잡고 있었다.

아담한 한옥으로 지어진 문학관에는 문들이 풍경처럼 뚫려있었다. 낮은 돌담에는 능소화가 흐드러지게 피어나고 있었다. 아이들을 위한 그림책과 여러 책들이 꽃혀있는 서재 앉아있다보니 마치 다른 시공간으로 들어온 듯한 느낌마저 들었다. 아이들은 문학관 마당의 개구리와 여러 곤충들을 마냥 신기하게 관찰했다.

잠시 뒤 시인님께서 지나가셨다. 편안하고 푸근한 동네 할아버지같으신 느낌이었다. 아이들을 보시더니 따라쓰는 동시집을 가져오셔서 사인도 해주시고 사진도 찍어주셨다. 직접 뵐 수 있을 거라는 기대는 못 했었기에 눈 앞에서 뵙고도 실감이 잘 나지 않았다.

아이들과 감사하다는 인사를 여러 번 하고선 문학관 근처의 섬진강으로 갔다. 흐르는 물을 바라보다보니 생각이 비워지고 마음이 고요해졌다. 평생 섬진강 곁을 지키시며 아이들과 함께 글을 써오신 시인님의 삶도 떠올려보았다.

'자연과 아이들, 그리고 글'

그것은 내 삶의 키워드이기도 하기에 앞으로 내가 흘러갈 곳을 떠올려 보기도 했다.


초록빛이 온 몸과 마음 가득 물드는 것만 같은 날이었다.



#김용택 #김용택시인 #김용택시인문학관 #김용택문학관 #임실 #진메마을 #섬진강 #섬진강시인 #임실가볼만한곳 #임실아이와

keyword
작가의 이전글아름다움의 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