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과 정성을 담는 일

by 달리아

'한여름의 마음 샤워' 프로그램 마지막 날 수업을 앞두고 아침부터 분주했다. 두 아이들과 재료를 준비해 가루들을 채치고, 섞고, 굽는 과정들을 함께 했다. 엄마 수업을 들은 학생들에게 쿠키를 선물할 것이라고 하니 아이들은 어느 때보다 더 열심이었다.

팬닝을 하고 오븐을 세 번 돌려 오트밀 쿠키를 완성했다. 좋은 재료들을 가득 담아 갓 구운 쿠키는 따뜻했고, 달콤하며, 든든한 느낌을 주었다. 사랑을 눈에 보이는 형태로 빚어낸다면 이런 모습과 느낌에 가까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쿠키를 만들고, 포장하고, 아이들에게 편지를 쓰고 나니 반나절이 훌쩍 지나갔다. 이처럼 시간과 정성을 들여 마음을 담고 전하는 것은 내 삶의 일부를 기꺼이, 기쁘게 내어주는 일이라는 마음이 들었다.


이렇게 누군가가 오롯이 전하는 사랑을 받아보고 느껴본 아이는 사랑을 전하고 나눌 수 있는 어른으로 자라날 것이라는 생각에 무엇 하나 허투루 하지 않고 더 많은 정성을 담는다.

이런 마음으로 쿠키를 만들다가 문득 오래전 인도 마더 테레사 하우스에서 처음 보았던 성찬식이 떠올랐다. 밀떡과 포도주를 먹는 것은 예수님의 살과 피를 먹는 것이라는 의미가 있다는 것을 그때 처음 알게 되었다. 모든 것을 아낌없이 내어주고 나눠주는 그 사랑이 무엇인지 궁금했다.


요즘의 날씨처럼 유난히 뜨거운 캘커타 속에서 가난하고 병든 자들을 위해 기꺼이 몸을 낮춰 헌신하는 수녀님들과 봉사자들의 모습에서 그 사랑이 무엇인지 보고, 느낄 수 있었다. 내게 값 없이 주어진 무한한 사랑을 이 세상의 모든 아이들에게 잘 전하고 싶다.


세상 모든 아이들이 고통에서 자유롭고 진실로 행복했으면 좋겠다는 오래된 소원이 나의 매일을 움직이고, 나의 삶을 이끌어간다. 오직 잘 단련된 도구가 되고, 잘 전하는 통로가 되는 날들이기를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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