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 며칠 날씨가 무척 따뜻해졌다. 패딩을 입으면 땀이 날 정도였고, 아예 겉옷을 입지 않아도 될 정도의 기온이 이어졌다.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는 연말이라는 느낌이 나지 않을 정도였고, 보일러나 온수매트를 켜지 않고도 지낼만했다. 이런 포근한날씨가 마냥 반갑지 않은 것은 이것이 기후이변의 증상 중 하나로 느껴져서이기도 하다.
오늘은 아이들을 재우는데,
"윙~"
하고 모기 소리가 들려왔다.
@픽사베이
처음에는 잘못 들었나 했는데, 몇 번 이어지는 소리에 불을 켜니 진짜 모기가 있었다. 언제부터인지, 모기는 여름뿐 아니라 사계절 내내 살아있는 것만 같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빈대나, 마이코플라즈마 폐렴 등의 기사 등이 연이어 쏟아져 나오며, 이러다 코로나 이후 또 다른 펜더믹이 오는 건 아닌지 걱정이 된다.
마침 어제 <총, 균, 쇠>의 저자인 제래드 다이아몬드의 강의를 들어서인지 마음이 더 뒤숭숭하다. 그를 비롯한 여러 학자들은 기후위기, 자원고갈 등으로 이대로 가다가는 2050년 정도에 큰 위기가 올 거라 경고한다. 이처럼 인류의 종말은 가까운 미래로 예견되고 있지만, 우리의 생활에는 거의 변화가 없고, 뚜렷한 대책도 보이지가 않는다.
@유튜브 화면 캡처
마치 '돈룩업'이라는 영화에서처럼 예고된 종말 앞에서도, 여러 이슈들에 뒤덮여 그를 제대로 보지 못하고 있지 못하고 있는 것만 같다. 이미 기후 이변은 일상에서 피부로 느껴질 정도가 됐는데, 그 심각성과 해결책은 그리 심도 있게 다루어지지 않는 것만 같다.
@네이버 영화 포스터
오늘밤 들려온 12월의 모기 소리는 적어도 내게 어떤 경고음으로 느껴진다. 지금 우리가 직면한 상황을 제대로 보고 더 늦기 전에 변화하라는 소리처럼 들린다.
나는 이를 무시하지 않고 지금까지와는 다른 속도와 삶의 방식으로 살아가는 것을 계속 시도해가고 싶다. 그리고 이런 마음들이 강물처럼 모여 또 다른 흐름을 만들고, 서로를 살리는 길을 열어나갈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