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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달리아
Nov 27. 2024
첫눈 오는 날의 수업
간밤에 눈이 온 세상을 덮었다. 폐렴으로 며칠 지속되던 첫째의 고열이 밤새 내린 눈 덕분인지 가라앉았다. 오랜만에 깊은 잠을 아이는 눈을 뜨자마자 커튼을 걷고선 함박웃음을 짓는다.
학교 운동장에선 첫눈에 들뜬 아이들이 가득하다.
엉덩이가 들썩이는 아이들을 데리고
교실에 앉아서 하는 수업은 어렵다. 대신 학습목표를 '첫눈을 느끼고 그리기'로 바꾸고 운동장으로 나간다.
눈을 만지고, 굴리고, 던지는 아이들의 얼굴에서 눈꽃보다 예쁜 미소가 가득하다. 아이들이 사진을 찍자고 해서 눈이 쌓인 나무 아래 섰는데, 순간, 눈이
후드득 떨어진다. 교실로 돌아와선 온풍기를 틀어 빨개진 얼굴과 손을 녹이며 그림을 그린다.
하얀 크레파스로 눈결정을 그리고, 습식수채화처럼 물을 많이 넣어 바탕을 칠한 뒤, 소금을 뿌리면 눈 내리는 풍경 그림도 멋지게 완성된다.(유튜브
요비쌤이랑 참고)
산 위에
자리 잡은 동네에서, 아이들과 함께 웃다 보니 히말라야에서의 시간들이 떠오른다. 짙은 그리움이 녹은 눈처럼 흐려져있다. 지금 이곳에서 다른 곳을 그리지 않는다는 안정감에 마음이 편안해진다.
그리움과 갈망이 있던 자리 평안과 행복이 채워진다. 올 겨울엔 설산을 바라보며 원고 작업을 마무리하며 깊고 고요한 시간들을 쌓아갈 것이다.
살아있는 모든 존재들이 행복하기를...
살아있는 모든 존재들이 고통으로부터 자유롭기를...
기도하는 마음 위에 눈처럼 쌓여가는 글들이 히말라야처럼 굳건하게 내 삶을
지탱해 줄 수 있기를 기도한다.
#첫눈 #눈내리는날 #눈그림 #눈결정 #히말라야 #설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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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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