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광활한 우주를 견디게 하는 것

by 달리아

가끔씩 내가 가르치는 아이들과 우주여행을 할 때가 있다. 대학생 때 천문학 수업 때 교수님께서 보여주셨던 아래의 영상을 보다 보면, 지금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세상을 전혀 다른 시야 안에서 볼 수 있다.


powers of ten - YouTube


높은 건물이나 비행기 안에서만 봐도 세상은 정말 작게 보이는데, 무한대의 우주 속에서 보는 지구는 칼 세이건의 비유처럼 그저 '창백하게 푸른 작은 점'에 불구한 것이다.


그렇게 무한대 안에서 세상과 나를 바라보다 보면, 지지고 볶는 세상 속 모든 일들과 우리들의 존재가 우주의 먼지보다 작게 느껴진다. 내가 지닌 문제가 너무 크게 느껴지거나 힘들 때는 나라는 분자 아래의 분모를 크게 둘수록 모든 것이 작고 가볍게 변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사고는 자칫, 나와 내 삶이 아무것도 아니라는 허무주의로 흐를 수 있다.

서울 서대문 자연사 박물관 3층 전시실


그럴 때는, 이와 정반대로, 내가 우주적인 존재임을 기억하는 것도 필요하다. 첫째를 임신했을 때, 이정규 선생님의 <우주산책>이라는 강의를 듣고, 책을 읽었는데, 우리의 몸을 구성하는 성분들이, 실제로 우주가 탄생하고 별들이 만들어질 때 생긴 성분들이라는 것을 듣는 순간,

와, 지금 내가 우주를 품고 있구나!


라는 감탄이 절로 나오며, 감동을 느꼈던 순간이 잊혀지지 않는다. 이처럼, 우리는 실로, 아무것도 아닌 존재인 동시에, 우주와 같은 무한한 존재라는 모순적인 신비가 마치 무한대 기호의 모양처럼 우리의 삶을 감싸고 있다.




오늘은 두 아이와 함께, 서대문 자연사 박물관에 갔다가, 전시관 내 우주의 탄생과 진화 과정 등을 보여주는 영상을 보게 되었다. 은하의 거대 구조가 우리 뇌 속 뉴런의 모습과 닮았다는 것과 서로를 잡아당기는 인력 안에서 행성들이 충돌하며 또 다른 수많은 행성들과 새로운 원소들을 만들었다는 설명을 들으며, 우리의 존재가 그리고 우리의 인연이 얼마나 우주적 존재인지, 다시 한번 깨달을 수 있었다.


눈을 떼지 못하고 화면 속 빛들을 바라보는 아이들을 보며, 그리고 영상이 꺼지고 모든 빛들이 사라진 깜깜하고 텅 빈 공간에 서있다 보니 가수 이선희 님의 '그중에 그대를 만나'라는 노래가 절로 흥얼거려졌다.


별처럼 수많은 사람들 그중에 그대를 만나 꿈을 꾸듯 서로 알아보고...
주는 것만으로 벅찼던 내가 또 사랑을 받고 그 모든 건 기적이었음을...


우리는 이미 우주를 여행하는 여행자임을, 이 광활한 우주 속에서, 우리가 만나, 서로 사랑하는 것이 얼마나 기적 같은 확률의 일인지를 기억하며, 칼 세이건의 글을 가만히 읊조리는 밤이다.


저 우주 멀리 빛나는 별을 보는 건, 지금 당신 곁에 있는 사람이 얼마나 가까이에 있는지를 알아가는 것이다....
작은 생명체인 우리는 오직 사랑을 통해서만 우주의 광활함을 견딜 수 있다. - 칼 세이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