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고수리 Dec 26. 2019

미안해 엄마가 가봐야 할 것 같아

그런 엄마가 너무도 엄마다워서

오늘 엄마가 서울에 오기로 했다.책에 쓸 엄마 인터뷰를 할 겸 서안지안 생일도 미리 축하할 겸, 그리고 연말도 함께 보낼 겸. 엄마는 우리집에 며칠 머무를 예정이었다. 1시쯤 서울에 도착한 엄마에게 전화가 왔다.

"수리야. 엄마는 지금 다시 강릉으로 내려가야 해. 엄마 친구 어머니가 쓰러지셨단다. 강릉 병원에 실려가셨다네. 그런데 친구 곁에 아무도 없어. 친구 혼자 울고 있어. 엄마가 가봐야 할 것 같아. 미안해, 딸. 너희는 설에 내려오렴."

며칠 주어진 엄마의 휴가였다. 엄마는 괜찮은지 물었다. 엄마는 괜찮다며 세 시간 반 버스를 타고 올라온 길을 다시 세 시간 버스를 타고 내려가기로 했다.


내가 엄마였다면 어땠을까 생각해보았다. 한편, 그런 엄마가 너무도 엄마다워서 손톱만큼도 서운하지 않았다. 나는 아직도 엄마에게 배울 것이 많다.

매거진의 이전글 달님을 가지고 놀았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