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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수리 Dec 31. 2020

모두에게 빛을

고맙습니다

안녕하세요. 고수리입니다.


올해 마지막 마감을 끝냈어요. 세 권의 인생을 놓아두고 갑니다. 다행히도 부끄럽지 않은 책들이에요. 오늘의 인생을 단단히 꾸려나가며 꾸준히 쓰는 작가가 되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우리는 이렇게 사랑하고야 만다>에 '광합성'이라는 글을 드리고 싶어요. 모두에게 빛을.


그 시절을 지나온 지금. 나는 한낮 같은 시간에 머물면서도 자주 빛이 사라진 후를 생각한다. 짙은 밤과 긴긴 겨울, 외로운 시간과 시들어가는 마음 같은 것들. 어둠 속에 혼자 남겨진 나를.

한때는 견딜 수 없었던 시간들이 충만하게 느껴진다. 빛이 사라진 동안, 받았던 사랑을 더듬고 나누었던 마음을 느끼고, 나는 나를 채우며 빛을 기다린다. 해 뜨기 전이 가장 어둡고 봄이 오기 전이 가장 춥다는 것을. 결국 다시 빛이 찾아온다는 것을 안다.

저녁 무렵 산책을 나섰다가 밤을 만났다. 빛이 사라진 거리에서 밤공기를 들이마셨다. 광합성을 마친 식물처럼 조용히 숨을 골랐다. 나쁘지 않았다. 그 어떤 미소도 눈물도 없이 나는 고요했다.
2020년 12월 31일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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