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은 이런 상상을 했어요. '어떤 사람을 종일 쫓아다니면서 귓가에 대고 비난과 악담을 퍼부으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아마 하루도 못 참을걸. 경찰한테 신고할지도 몰라.' 어찌 됐든 그것은 남에게 해서는 안 될 행동이었죠. 그리고 나에게도 해서는 안 되는 일이었습니다.
내 안에서 들려오는 비난의 목소리에 귀를 바짝 갖다 댔습니다. 스스로를 상처 주는 수없이 많은 말들이 들려왔죠. 지긋지긋하게 삶을 뒤흔드는 목소리, 자신을 실패자로 몰아붙이는 목소리…… 딱 일주일만이라도 목소리에 맞서 싸우고 싶었어요. 제가 가진 무기는 ‘물음표’였죠. 비난보다 더 집요하게 비난의 목소리에 물음표를 달기 시작했습니다.
물음표는 비난을 멈추게 했고, 상황을 새롭게 보게 했으며, 나 자신을 돌아보게 했습니다. 그리고 대부분 뚜렷한 이유가 있지 않은, 오래된 습관일 뿐이라는 것도 곧 알아차릴 수 있었죠.
날마다 물음표를 촘촘하게 엮어 그물을 만들고, 일상 곳곳에 파고든 비난을 억척스러운 어부처럼 건져 올렸습니다. 하루가 끝날 무렵이면 만선이 되어 돌아왔고, 정성을 들여서 그물에 걸린 비난들을 솎아냈죠. 일주일이 지나자 나는 이 모든 과정까지도 사랑하게 됐어요. 기꺼이 시간을 냈고, 정신을 집중했습니다. 나를 위해서라면 이 모든 노력이 아깝지 않았죠.
우리는 마음속으로 자신과 수많은 말들을 주고받습니다. 마치 또 한 명의 내가 있는 것처럼. 하지만 모두 의식하고 살면 피곤하니까 들어도 못 들은 척, 그렇게 살아가죠. 하지만 이 소리 없는 말들이 끼치는 영향은 매우 강력합니다. 스스로 버려져도 되는 쓰레기 같은 존재로 몰아붙이는가 하면, 어떤 날에는 구름이라도 뚫고 올라갈 것처럼 치켜세우죠. 자신에게 어떤 말을 하느냐에 따라 이렇게까지 달라질 수 있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