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까워지다가 멀어지다가, 다시 가까워지고야 마는
어떤 관계든 우리는 결코 영원함을 약속할 수 없어.
한때 가장 가깝고 소중했던 사람이, 이제는 겨우 어색한 안부 인사를 건내고야 마는 사이가 되기도 하고. 절대로 어울릴 수 없을 거라고 생각했던 사람이 어느새 가장 진솔하고 깊은 마음속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가 되기도 하니까.
그런데도 말이야, 우리가 이렇게 끊임없이 요동치고 움직이는 이 관계들을 놓치지 않고 붙잡을 수 있는 단 하나의 이유는. 멀어지는 관계들만큼이나 많은 관계들이 새로이 생겨나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
일 년 전까지만 해도 서로의 존재를 모르고 살았던,
전혀 남남이었던 우리들이. 서로의 생일에 축하를 건네고, 다정한 인사를 나누고, 세상에서 가장 투명한 마음을 나누게 된 지금 이 순간같이.
맞물려 돌아가는 저 톱니바퀴처럼. 어떤 관계는 가까워지고, 또 어떤 관계는 멀어지기도 하는 게 우리의 인생이니까. 영영 멀어지기만 하지는 않을 거라는 걸 알고 있으니까. 누군가가 멀어지면 또 다른 누군가가 다가오리라는 사실을, 우리는 잊지 말자.
그리고 시간이 흘러서 언젠가 우리가 멀어져 가는 톱니의 바퀴들처럼 서로 다른 곳을 향해 걸어가게 되더라도. 한때 우리가 가장 가까운 틈을 공유했던 사이라는 걸 잊지 말고 기억하자. 혹시 우리 사이가 멀어져도. 우리가 함께 손뼉을 치며 광대가 아프도록 웃었던 기억들은 결코 멀어지지 않을 테니까.
그럼 그 기억을 가지고 우리는 또다시 한 계절을 살아갈 수 있을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