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스타트업 첫 경영지원 채용, 어떤사람 뽑아야 할까

어떤 사람이 당신 회사에 첫 경영지원으로 오면 좋겠나요?

by 나무코치

* 10인 이하 초기 스타트업에서 경영지원을 뽑을 때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아 작성해 봅니다.


혁신적인 아이템으로 호기롭게 사업을 시작한 당신, 예비창업패키지로 사업화자금도 지원받고, 아이템이 좋아 시드투자도 받았다. 설레는 마음으로 법인 설립도 완료. 이제 신나게 사업아이템 만들어서 쑥쑥 성장해야지!


그런데, 이노무 정부기관, 투자사에선 왜 이리 해달라는 게 많은지, 신고할 건 뭐 이리 많은지. 돈을 쓰면 증빙 챙겨야 할 건 왜 이리 많은지. 회사돈 관리에 법인카드도 관리해야 하고, 멤버들 급여작업에 신고도 해야 한다. 사업아이템 린하게 개발해서 출시해서 마케팅 잘하면 될 줄 알았는데 생각지도 못한 일들이 당신을 기다리고 있다.


세무, 회계, 노무, 정부지원사업을 아웃소싱으로 할 순 있다. 그런데 몸이 한 개로는 원래 부족한 스타트업 창업자들은 대체로 개발자, 마케터 등 전문직 색이 강한 사람들이다. 이런 아웃소싱 회사들과 대화하는 것조차 버겁다.


사업에 애정이 깊은 스타트업 대표님들은 어떻게든 세무, 회계, 노무, 법무, 지원사업 등 공부해서 아웃소싱 업체와 소통하며 일처리를 한다. 개인시간과 휴식시간을 반납하면서 열심히도 한다. 계속하다 보니 어느 정도 지원 업무를 어떻게 하는 건지도 알겠고 보이기 시작한다. 그런데 그렇게 지원업무가 보일 쯤이면 이미 당신은 과부하 상태, 심할 경우 번아웃 상태일 것이다


아 정말 이 귀찮으면서도 안 할 수 없는 일 누가 대신해 줄 수 없을까?


그 귀찮으면서 안 할 수 없는 일을 할 사람을 뽑아야 할 때다. 근데 과연 어떤 사람을 뽑아야 할까? 공부를 잘하는 스타트업 대표님이니 경영지원 채용공고를 서칭 한다.

"그래! 나도 이런 일 해줄 사람이 회사에 오면 좋겠어!" 바쁘고 지친 와중에 없던 에너지가 생겨 신나게 채용공고를 카피해서 내가 바라는 역할까지 추가해서 올린다. 원래 개발자나 마케터, PM 등 다른 직군 뽑듯이 원티드 같은 잘 나가는 채용채널에 공고를 올려본다. 그러나 반응은 뜨뜻미지근..


한 두 명씩 지원을 하긴 하는데 영 마음에 드는 사람이 없다. 방법을 다시 찾아본다. 사람인에서 경영지원 공고를 보니 지원자가 꽤 많아 보인다. 원티드에 올린 공고를 사람인에도 올린다. 오오! 반응이 있다! 심지어 많다! 근데....... 뭔가 싸하다. 애매한 이력서들... 면접을 봐도 뭘 물어봐야 할지 모르겠는 사람들이다.





세무

회계

노무

법무

정부지원사업

그밖에 귀찮은 일! 총무까지~!


당신의 마음에 드는 동시에 귀찮은 일 대신해 줄 사람은 생각보다 없다. 해보니까 처음 하는 사람도 어찌어찌하는 일이라, 일 자체는 알바를 써도 될 것 같은데, 어쩐지 알바에게 맡기기 어려워 보인다. 회사에 기밀이란 기밀은 다 맡겨야 하는데 단기알바를 쓰면 안 될 것만 같은 희한한 보직이다. 무엇보다 애매한 업무를 시킬 수 밖에 없는 상황상, 애매한 사람이 올 확률이 높은건 어찌보면 당연하다.


31살에 작은 회사에서 시작해 6년 넘게 이런저런 회사 다니며 회계, 인사 등등 커리어 관리에 실패하고 풍부한 정부과제 경험을 가져서 어쩌다 보니 초기 스타트업에서 원하는 이력을 가져버린, 단단히 커리어가 망해서 어느 하나 전문성을 기르지 못해, 현재 초기스타트업에서 내 모든 경험을 활용하여 초기셋업을 하고 있다.

이런 커리어 망쳐가며 얻은 경험을 초기 스타트업에서 어떤 사람을 첫 경영지원으로 뽑아야 하는지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바이브로 정리해보려 한다.




1. 첫 번째 결정 방법 : 함께 갈 사람 or 단기간 함께할 사람


1) 회사가 첫 경영지원의 커리어 관리를 함께하며 함께 성장할 사람을 뽑는다.

이런 사람을 뽑을 경우, 일단 경력직이어야 한다. 경영지원 업무(전부가 아닌 일부라도) 경력뿐만 아니라 스타트업에 대해 관심 있고, 스타트업 문화를 아는 사람 이어야 한다. 진정성, 책임감, 주인의식, 도전정신, 성장가능성, 주도성이 있다면 업무 지식과 경험이 모자라도 큰 상관없다. 이런 사람됨에 지식까지 완벽하길 바라는 건 금물이다. 참고로 경영지원 일은 지식보다 지혜로 해결하는 일이 더 많다. 그리고 완벽한 지식은 없을지라도 이런 사람이라면 분명 경력기간 동안 성장을 위해 노력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당신 회사의 비전에 가슴이 뛴 사람이어야만 한다.

이런 사람이 당신 회사에 지원하려면 일단 당신이 이런 사람을 먼저 찾아야 한다. 찾기만 할 게 아니라 회사가 이 사람에게 무엇을 해줄 수 있을지도 먼저 제안해야 한다. 대체로 당신이 어질러 놓은 일도 해결해야 하면서 앞으로 살림을 가꿔야 할 사람이라면 보상과 성장을 위한 지원은 필수일 것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업무특성상 상품화에 거의 참여하지 못하기 때문에 혼자라는 느낌을 받을 때가 엄청 많다. 경영지원이 회사 구성원들과 함께 세상을 바꾸고 있다는 느낌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 정도 각오가 되어있다면, 이런 사람을 바라는 것도 좋다.


2) 귀찮은데 알바는 쓸 수 없을 것만 같은 중요한 일을 맡겨야 하는 사람을 뽑는다.

돈 받은 만큼 일할 사람 뽑으면 된다. 처음에 업무 숙달될 때까지 회사방식으로 업무를 가르쳐야 하고, 주기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마이크로매니징 해야 한다. 성에는 안 차도 채용과 인력관리에 드는 에너지를 줄일 수 있다.

중요한 점은 이런 사람에게 '린하게' 일을 시키면 안 된다. 그야말로 꼼꼼하고 세심하게 천천히 일해서 최대한 실수 없게 역할을 완수하게 해야 한다. 이 사람은 영원히 당신과 함께할 사람이 아니다. 딱 서로가 서로에게 필요한 정도만 해야 한다. 워라밸을 보장하는 것은 필수. 혼자 있는 거 좋아하는 사람이면 좋다. 알바인 듯 알바 아닌 알바 같은 직원이다. 당신의 사업계획에 따라 1년 정도 계약직으로 채용해도 좋다. 1년 후에 회사규모에 맞게 다시 채용하면 된다.


내가 추천하는 방법은 2)번이다. 당신 회사가 1)번에게 줄 확실한 무언가가 없다면 그냥 2)번 같은 사람을 계약직으로 뽑아 적당히 관리하면 된다. 기대치를 낮춰라. 세무,회계,노무,총무,지원사업 다 두루두루 잘하면서 당신이 원하는 대로 다 해줄 경영지원은 이 세상에 없다.



2. 두 번째 결정 방법 : 업종별 경력직 이력서 볼 때 선택사항


1) APP(S/W) 개발사, 매출 매입구조가 단순해서 회계, 경리업무가 적은 곳 : 인사기획, 조직문화에 경력과 관심 있는 사람.

- 회계색깔 보다 인사(HR) 색깔이 짙은 사람을 뽑아도 된다. 개발사는 회계업무에 시간이 많이 들지 않아 적당히 관리하면서 HR, 조직문화 업무와 병행하며 다른 직무와 섞일 수 있다. 사람됨을 보고 뽑아 경영지원 업무를 하면서 남는 시간에 HR 업무에 도전할 수 있도록 하고 성장을 지원하면 그 인력의 커리어도 살릴 수 있을 것이다.


2) 제조업, 매출 매입 구조가 복잡하여 회계, 경리 업무가 많은 곳 : 회계관리 경력, 세무 자격증(전산세무, 재경관리사, TAT 등)이 있어 세무대리인과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하거나 자체기장을 할 수 있는 사람이면 좋다. 이런 업종은 회계업무가 은근히 많아서 대표님 혼자 하기 힘들다. 회계색깔이 짙은 사람에게 본인이 원하지도 않는 HR업무 시키지 말자. 당신이 원하는 만큼 해낼 수 없을 것이다.


회사 업종에 따라 인사색, 회계색으로 갈라서 채용하면 좋다. 이미 경영지원 이력서 많이 봤겠지만 어차피 당신이 바라는 사람은 없다. 이도저도 아닌 사람보다 확실한 색깔(회계, HR)이 조금이라도 있는 사람을 뽑아야 그나마 미래를 그릴 수 있다.




당신이 아무리 똑똑한 스타트업 창업자라도 첫 경영지원이 보면 당신이 해놓은 일은 그저 엉망일 것이다. 어쨌든 밭에서 돌부터 하나하나 걸러내야 하는 그야말로 척박한 황무지에 초대할 첫 경영지원이 그 엉망스러운 일들을 하나하나 정리하고 업무를 맡아줄 것이다. 그러한 일은 아주 고된 일이다. 보통 마음으로 할 수 없는 일이다. 무엇보다 커리어 개발 할 기회도 없어 자신에게 큰 이득이 될 일도 거의 없다. 이런일을 해줄 사람을 뽑는데, 당신은 상대에게 해줄 것도 없고 돈마저 아까고 싶다면 그야말로 욕심이다.


다른 보직과 다르게 경영지원이 바뀌면 인수인계 기간(보통 5일)도 길고, 구성원들도 귀찮아진다. 그만큼 업무의 가짓수가 많은 직무다. 한 사람에게 애초에 이렇게 많은 일을 맡기는 자체가 잘못된 것이고 그래서 하려는 사람이 없는 일이다. 당신이라면 이 일만 하고 싶겠는가? 이 일을 하겠다고 지원하는 사람들에게는 나름에 이유가 있다. 그 이유와 그 사람의 인생의 중요한 포인트를 반드시 알아보고, 존중하고, 지켜줘야 한다. 그래야 그 사람이 당신의 일을 가져와 맡아서 수행하며 당신이 더 중요한 일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해줄 것이다.


어떤 사람을 뽑더라도 당신이 귀찮아하는 일을 맡아줄 사람에게 감사하는 마음은 필수다. 짧은 경력이지만 어쩌다 보니 6명의 대표님과 함께했다. 월급 준다는 이유로 감사의 마음이 안 느껴지는 대표님들을 떠났을 땐 속이 다 후련했고, 늘 나의 노고에 감사해 주던 대표님에겐 재직기간에 훨씬 더 많은 걸 하기 위해 노력했고, 떠날 때 성장한 내 모습을 보며 회사에 감사함을 느꼈다. (참고로 나는 예전엔 호구기버였다가 이 일을 하면서 너무 시달린 나머지 강력한 매처성향이 되었다. 받은 만큼 꼭 돌려준다. 좋은 거든, 나쁜 거든.)



규모가 작은 스타트업일수록 한 사람의 영향력은 크다는 것은 이미 알 것이다. 당신의 첫 경영지원이 회사에 어떤 영향력을 줬으면 하는가? 그 바라는 점이 확실해질 때 어떤 사람을 뽑아야 할지도 확실해질 것이다. 오래도록 함께할 것인지, 단기간 여러 단순 업무를 맡아주길 원하는지, 회계색이 짙은 사람이 괜찮을지, 인사색이 짙은 사람이 괜찮을지 이정도는 고민하고 첫 경영지원을 맞이하자.

이제 어느정도 뽑고싶은 사람이 정해졌다면, 당신이 첫 경영지원에게 줄 수 있는 가치는 어떤 것인가? 그 가치 또한 확실한가? 당신의 귀찮은 일을 맡아줄 사람에게 어떤 의미를 줄 수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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