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구성원의 입사와 퇴사 업무

경영지원에서 하는 입퇴사 업무

by 나무코치

당장 이번 주에 직원이 퇴사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당사자에게 직접 듣는 경우도 있지만 경영지원에서 일하는 나는 대체로 대표님이나 팀장님들에게 주로 소식을 듣는다.


규모가 작은 회사만 다녔지만 경영지원러는 부서가 달라도 모든 구성원과 조금씩 부딪힌다. 특히 전사 업무를 많이 하는 경영지원 특성상 모든 구성원과 조금씩은 업무적 대화를 나누게 된다. 주로 급여나 회계 같은 부분에서 질문과 요청을 받는 편이다.


신입 때는 작은 사무실에 누군가 입사를 한다 하면 어떤 사람이 올지 설레었고 기존 직원의 퇴사 소식을 들으면 두어 달 같이 일했을 뿐인데도 헤어짐을 아쉬워했다. 그리고 5년의 경력이 생긴 지금, 입사와 퇴사에 설레는 감정도, 아쉬운 감정도 들지 않는다. 그저 영혼을 빼고 입퇴사 업무를 할 뿐이다. 나는 5년 만에 도대체 왜 이렇게까지 영혼 없이 일하게 된걸까.


퇴사를 앞둔 직원 부서의 팀장님에게 퇴직금과 연차수당 관련 이야기를 메신저로 설명드리다 메신저 속 대화에서 팀장님의 울컥한 감정이 살짝 느껴졌다. 내색은 전혀 없어 보이는 말투였지만 직감적으로 알아챘다. 나도 모르게 영혼 없이 그저 '일'한다는 이유로 퇴직금, 연차수당 이야기를 하고 내가 살짝 실수했다는 느낌이 들었다. 팀장님이 퇴사할 그 직원을 꽤나 아낀다는 것은 그동안 작은 사무실에서 함께 지내며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팀원들 가르치고 챙기느라 자신의 일은 야근하며 했던, 그 모습을 보며 나도 몇 번 정도 '저런 팀장이랑 일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었는데. 나름 잘 키우고 있다고 여기던 직원의 갑작스러운 퇴사는 내가 짐작하기 어려운 상심일 것이다. 새로 사람이 들어온다 해도 언제 적응해서 그만큼 성과를 낼지 모르는 일이니까. 잠깐의 대화를 통해 영혼 없던 나에게도 조금의 감정이 생겼다. 퇴사를 앞둔 직원분은 신입으로 들어와 다른 선배 직원들에게 흔들리지 않고 묵묵하게, 싫은 내색 없이 일하던 분이었다. 1년 넘게 다니며 특별한 문제없이 나름 업무적으로 성장했던 것 같다. 가끔씩 점심시간이나 티타임에서 이야기를 나눠봐도 조용한 듯 생각이 깊은 말을 하는 사람이라 나도 그 사람을 좋아했던 것 같다. 감정이 올라오니 그제야 조금 이별의 아쉬운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나의 기계적인 태도에 씁쓸한 마음도 들었다.


어쨌든, 나는 회사에 사람이 들어올 때도, 나갈 때도 해야 할 일이 있다. 다시 영혼 없이 일 얘기를 해야겠다.


예전 회사에선 입/퇴사 업무가 많았어서 입사 프로세스와 퇴사 프로세스를 간단한 매뉴얼로 만들었는데 지금 회사에선 그냥 기본적인 것만 하다 보니 특별히 정리해두지 않았다. 모든 것을 매뉴얼화하지 않는 것도 나름 스타트업의 매력이라고 생각한다. 그래도 나름 정형화된 업무를 하는 경영지원에게는 매뉴얼이 중요하긴 중요한 것 같기도 하고...





구성원이 입사할 때 기본적으로 하는 일은


1. 비품 준비 : 입사 직원이 발생하는 해당 부서에서 요청하면 경영지원이 구매 등의 업무를 한다. 경영지원에게 자리 세팅까지 시키는 곳도 있긴 한데, 나는 대체로 구매 후 비품관리 정도만 진행하고 세팅은 해당부서에서 했었다. 경영지원은 설비팀도, 전산팀도 아니니까.

책상, 의자, 서랍장, 업무용 PC 등 기본적인 비품을 준비해준다. 사무용품이나 책상에 올려두는 소모품은 취향을 타다 보니 따로 준비 안 한다. 지금 회사는 키보드 마우스도 개인이 가져온다.


2. 회사 계정 생성 : 사내 메신저, 회사 이메일, 그리고 각종 협업 툴(노션, 슬랙 등)의 계정을 세팅한다.


3. 출입등록 : 사무실 건물에 출입할 수 있는 장치에 지문 등을 등록해준다.


4. 4대 보험 가입 : 주민등록등본 등 입사서류를 가지고 4대 보험 취득신고를 한다. 기장 업체(세무사무소 or 회계법인 등)에 등본과 피부양자, 월급여 금액을 보내서 요청해도 되고 4대사회보험정보연계센터 또는 건강보험공단 사이트에서 회사 공동인증서로 로그인해서 직접 신고할 수도 있다. 두 가지 방법을 다 해봤지만 요새는 그냥 기장 업체에 부탁한다. 기장 업체에 부탁하는 것은 신고 상황 추적이 안돼서 불편한 단점이 있긴 하다. 그래도 2~3일 뒤에 4대보험가입자명부를 발급받아 확인할 수 있다.

구성원 4대보험 가입 시 '건강보험 피부양자 올릴 가족이 있는지' 물어보곤 하는데 사실 내가 먼저 챙겨주지 않아도 필요한 사람이 먼저 요청하곤 한다. 그래도 나는 등본과 가족관계증명서를 받을 때마다 누구 올리면 되는지 한 번씩은 먼저 물어본다.


5. 그 외 : 근로계약서 준비, OJT, 입사서류 관리, 연차 초기 세팅, 명함 제작 등. 예전엔 다 했던 업무인데 요샌 하는 것도 있고 안 하는 것도 있다.




퇴사할 때 하는 업무로는


1. (1년 이상 근속자) 퇴직금 산정 : 기장 업체에 의뢰하거나 회사에서 사용하는 프로그램(더존, 이카운트ERP 등)으로 작업한다. 회사가 운영하는 퇴직연금에 따라 퇴직금 산정방식이 달라지니 어떤 퇴직연금제도를 운영하는지 확인해야 한다.


2. 연차수당 : 총 발생 연차에서 사용 연차를 차감하고 남은 잔여 연차에 통상임금을 곱해 연차수당을 산정하고 마지막 급여에 반영한다. 퇴직금에 반영하는 경우도 있는데 원칙은 급여에 반영하는 게 맞다. 퇴직금에 반영하면 세금을 줄일 수 있는데 잘못된 방식으로 알고 있다. 연차수당은 퇴직금 계산에 포함되지 않는 임금이다.(즉 평균임금이 아니다.)


3. 퇴직정산 : 퇴사일이 포함된 연도에 지급한 총 급여(퇴직 시 연차수당 포함)를 바탕으로 소득세(+지방소득세)를 정산 후 근로소득원천징수영수증을 만들고 건강, 요양, 고용보험을 계산하여 정산하여 마지막 급여에 반영한다. 말일이 아닌 월 중에 퇴사하면 근무일만큼 일할 계산하여 급여 계산을 한다.


4. 퇴직 서류 발송 : 사직서에 이메일이 있으면 퇴직금 산정 자료, 마지막 급여명세서, 근로소득원천징수영수증, 요청 시 경력증명서를 퇴사 직원의 개인 이메일로 보낸다. 1~3번의 임금은 퇴사 후 14일 이내에 지급하는 것으로 법으로 정해져 있다. 그래서 1~3번의 임금 작업이 끝나고 보통 2주 이내에 해당 메일을 보낸다. 퇴사 직원이 직접 회사로 연락해서 받는 경우도 있지만, 나는 대체로 요청하기 전에 먼저 보내준다.


5. 회사 계정 삭제 : 사내 메신저, 이메일, 협업 툴 계정을 정리한다. 이때 해당 직원의 부서장과 상의 후 진행하는 것이 좋다.


6. 4대보험 상실신고 : 4대보험 취득신고할 때처럼 기장 업체나 4대보험연계센터 또는 건강보험 사이트를 이용하여 상실 신고한다. 퇴사일(마지막 근무일) +1일 날짜에 신고해야 한다.


7. 그 외 : 출입등록 삭제, 공유된 회사 계정 비밀번호 변경 등을 진행한다. 예전 회사에선 퇴사 선물을 제안하고 퇴사일에 준비해줬었다. 1년 이상 근무한 직원들에 한해서였지만 회사를 위해 일해준 직원에게 감사의 마음을 표하고 새로운 시작을 응원하는 의미를 담아 작은 선물을 준비했었다.




스타트업은 대부분 상시채용이고 퇴사는 구성원이 원할 때 발생하다 보니 입퇴사 업무는 변동성이 있는 업무이다. 회사마다 다르긴하지만 스타트업에선 꽤 자주 발생하는 업무라고 볼 수 있겠다.



퇴사 업무는 퇴직금 등 임금 관련 전문성이 필요한 업무이다 보니 입사보다 조금 더 챙길게 많은 것 같다. 내가 하는 입사 업무는 그야말로 기본적인 것이라 그렇지만 요새는 온보딩을 중요시하다 보니 퇴사 직원보다 입사 직원이 있을 때 인사부서는 꽤나 신경 쓸게 많을 것 같다. 어쨌든 내가 하는 인사업무는 숫자와 관련된 임금과 연차 정도이다 보니 퇴사에 비해 입사 업무가 조금 더 간편하게 느껴진다.



한 때는 회사에 새로운 사람이 들어오면 설레고 있던 사람이 떠난다 하면 정든 마음에 아쉬워했었는데 언제부터 이렇게 사람이 들어오고 떠나는 것에 무뎌지고 '일'로만 생각하게 된 걸까. 전체 구성원 모두와 조금씩은 부딪히지만 깊게는 마주하기 어려운 특수부서이기 때문에 더욱더 그럴 수밖에 없는 건 아닌가라는 생각도 든다. 어쨌든 나의 영혼이 정은 잃어가고 점점 조직화되어간다는 느낌이 들어 씁쓸한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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