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간호사의 투병 에세이 / 독립출판
2023년 7월 7일. < 병실로 퇴근합니다 >
나의 매콤 짭짤한 에세이가 출간되었다.
슴슴한 맛을 기대했다면 어림없는 소리.
수십 번 퇴고하고, 수십 번 울었다.
동생이 생각나 울고, 내가 안쓰러워 울고, 내 사람들이 생각나 울었다.
왜 하필 나여야만 했을까.
나는 여전히 억울함으로 가득 차 있다.
환자임을 인정하지만, 억울함은 늘 차고 넘쳐 매일 덜어내고 버리며 산다.
난치병은 충분히 날 무력하게 만들었으나 소멸시키지는 못했다.
견디고, 버티고, 이겨낸 15년의 시간은
내 곁에 좋은 사람들이 많다는 걸 확인시켜 주었다.
손을 뻗으면 닿는 곳에서 기다려주고,
힘이 들다 하면 누구보다 빨리 알아차려 달려와주고,
투정 부릴 때조차 달래주는 마음 넓은 사람들이 많다는 사실.
내 사람들에게 늘 미안한 마음이 앞서 죄책감이 많았다.
그러나 이젠 아프더라도 미안하지 않다.
나도 곧 훌훌 털고 일어나 그대들의 아픔을 덜어줄 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