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여름의 별에게

by 달여울 작가

우주보다도 우정이 먼저였던 우리는 밤 열 한시

별자리 사진을 찍는 과제가 있는 친구를 따라서

청량리에서 마석행 마지막 버스에 무작정 올랐다


인가에서 흘러나온 불빛 몇 점이 전부인 텅 빈 종점

발길이 가는 대로 별들을 찾아서 정처없이 헤매다가

애타게 그리운 것이 많은 개구리들이 목청껏 울어대는

논둑길 가운데 이르러서 다같이 하늘을 올려 봤는데

거짓말처럼 아무 말도 없이 쏟아질듯한 별들이

스무 살의 우리들을 내려다 보고 있었다


짝사랑하는 애랑 같이 왔으면 좋았을 걸

얼마전에 돌아가신 할머니가 생각이 나네

우리도 언젠가 저 별들이 되는 게 아닐까

세상의 모든 아름다운 말이 하늘로 올라가

저렇게나 눈부시고 따뜻한 별들이 되었대

저마다 마음속의 별들을 얘기하는 순간

밤하늘에 사선을 그으며 떨어지던 유성

짧지만 반짝이던 순간 실어보낸 소원들


별구경 뒤 첫 차를 기다리던 버스 대합실에서

실없는 농담으로 새벽 한기 떨쳐냈던 친구들은

어디서 어떤 별들로 저마다 빛나고 있을까

화, 목, 토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