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즐거움"

< 일상의 소소한 행복과 공감 47 >

by 달여울 작가

"아빠 여행 가이드가 직업으로 괜찮지 않을까? 매일 새로운 곳에 가 볼 수 있으니까?"

"글쎄. 아무리 좋아하는 것도 일로 하면 별로일텐데."


얼마전 일본 여행을 다녀온 뒤 아이가 뜬금없이 여행가이드에 관심이 생겼다고 한다. 방송 작가나 PD가 되고싶다고 하더니 희망하는 직업이 너무 급변하는 거 아닌가 싶다.


'어쨌든 여행을 좋아한다고 해서 여행가이드를 하는 게 행복할까?'


장인 어른의 생신을 맞아서 처갓집 식구들과 제주도를 간 적이 있다. 사전에 숙박시설과 주요 관광지 그리고 맛집 등을 찾아보고 계획을 짜고 여행가이드처럼 나를 포함해서 열 명이 함께 움직였다. 우리 가족 4명만 갈 때와 여러 명이 움직일 때의 부담감은 확실히 달랐다.


이동 시간과 동선도 확인해야 하고, 혹시 관광지 구경하는데 큰 문제가 없는지 날씨도 신경쓰였다. 관광지 한 곳을 들르면 머릿속에는 다음 관광지나 음식점을 확인하는데 신경이 쓰였다. 저녁에는 온가족이 모여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도 했지만 낮 시간에는 여행에 온전히 집중하고 즐기기가 어려웠다.


여행 계획을 세우면서 예상하거나 기대했던 것과 달라졌던 것도 있다. 잔잔한 항구 안에서 여유롭게 뱃놀이처럼 배를 타는 줄 알았는데 모터 보트를 타고 거친 파도를 가르면서 달렸던 일이나, 맛집을 찾아서 갔는데 기대와 달리 실망하기도 했다. 가족 여행을 마무리하면서 어른들이 준비하느라 고생했다고 만족스러워 하셔서 부뜻하긴 했지만 여행 가이드처럼 이 일을 직업으로 하긴 어렵겠구나 생각했다.


집에 돌아오면서 나는 그전에 제주도에서 가보지 않았던 관광지를 다녔던 것에 대해서 기대감을 품고서 우리 아이들에게 물었다.


"이번 여행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게 뭐야?"

"응. 숙소에서 아빠랑 같이 술래잡기 하고 뛰어다녔던 거."


역시 내가 아이들에게 기대했던 것과는 전혀 다른 대답이다. 언젠가 이런 질문과 대답을 본 적이 있다.


"여행을 갈 때 목적지까지 가는 가장 빠른 방법은?"


질문을 받은 사람들의 대부분은 비행기, KTX 같은 교통수단이라고 대답했다. 이 질문을 했던 사람이 생각했던정답은 이렇다.


바로 "마음이 맞는 사람과 여행을 같이 가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