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스럽게 의자를 만듭니다
태어난 사람들은 의자를 만드는 거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모두 군말없이 의자 만들기에 집중합니다
책상 공장에 태어났으면 책상을 만들었을까요
의자는 사람이 걸터앉아서 쉬는 가구이고
등받이가 있고 다리가 네 개입니다
혼자 편하게 안정적으로 앉는 것이 의자의 정의입니다
의자는 정의 안에서 완성되어야 완벽한 의자입니다
그늘을 만들고 있던 나무가 완벽한 의자 만들기의
처음이자 마지막 희생양이 되었습니다
완벽한 의자라는 정의는 책상이나 배가 되고 싶은지
나무의 사정을 묻지 않고 밑동을 성큼 잘랐습니다
나는 의자 꾸미기를 좋아해서 색칠하기에 몰두했지만
누군가는 의자의 안락함이 좋아 쿠션을 붙이기도 했고
이도저도 싫증난 이들은 만들던 의자 위에 올라서거나
다리를 두 개만 붙이거나 아예 때려 부수기도 했습니다
더러는 여럿이 앉거나 눕는 가구를 만든 이들도 있지만
이 곳에서는 그건 쇼파나 침대의 정의라고 합니다
가끔 나는 의자에 색칠하기를 멈추고 생각해 봅니다
왜 의자를 하나 더 꺼내어서 나란히 놓아본다거나
의자 대신에 의자를 남긴 나무 그루터기 앉아서
등받이가 아닌 바람에 기대 잠시 쉬어가지 않았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