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션 프로그램을 즐겨본다"

< 일상의 소소한 행복과 공감 21 >

by 달여울 작가

"합격입니다!"


심사위원의 말에 오디션 참가자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웃음을 지어 보이거나 감격으로 눈물을 쏟는다.


아마도 전세계에 우리처럼 다양한 오디션 프로그램이 있는 나라는 별로 없을 것이다. 아이돌 데뷔부터 이미 데뷔했던 가수들을 다시 오디션에 참여시키거나, 마술이나 태권도 등 오디션 프로그램 종류도 다양하다.


나는 다양한 오디션 프로그램 중에서 참가자들이 자신의 목소리와 작곡 능력, 춤 등 재능을 발휘해서 가수로 데뷔하는 가수 선발 오디션 프로그램을 즐겨 본다. 이런 오디션 프로그램이 내게 주는 즐거움은 세 가지이다.


우선 신인 가수들만이 보여줄 수 있는 목소리와 춤 등은 기성 가수들처럼 완숙함은 떨어지더라도 신선하다. 그들이 보여주는 새로운 음악을 통해서 잠시나마 일상의 권태를 벗어날 수 있다. 그들의 노래를 통해 기쁨과 슬픔, 외로움과 즐거움 등 다양한 정서적인 환기를 하고, 위로를 받으며 일상을 새로 시작할 힘을 얻는다.


또한 오디션 참가자들은 치열한 경쟁속에서 매일 버티며 살아가고 있는 우리 자신을 투영하는 '거울'과 같다. 방송에서는 경연전에 오디션 참가자들의 개인사를 같이 보여주는데 나와 비슷한 환경에 놓여 있는 참가자가 있으면 정서적으로 더 몰입하여 응원을 보내게 된다.


이렇게 오디션 참가자들에게 내 자신을 감정 이입해서 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 심사위원의 입장에서 그들을 바라보게 되기도 한다. 경연에서 단순히 가창력을 넘어서 정서적인 울림을 주는 참가자가 있으면 마치 내가 심사위원이 된 것처럼 마음속의 합격 버튼을 누르게 된다. 내 자신을 오디션 참가자와 동일시하여 생각하는 동시에 평가자로서 참가자를 냉정하게 바라보는 양면성, 양가 감정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그동안 봤던 오디션에서는 대부분 참가자들이 경연의 긴장감에도 이를 극복하고, 자신의 모든 열정과 진심을 담아서 노래 한 소절 한 소절을 정말로 정성스럽게 부르는 모습을 보여줘서 감동을 받을 때가 많았다.


'저들처럼 나도 이렇게 혼신을 다해서 무언가에 몰두해 본 적이 있었을까?'


오디션을 보면서 나를 돌아보게 되는데, 그만큼 그들의 노래속에 절박함이 녹아 들어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내가 가장 감동받는 순간은 중도에 탈락한 참가자들에게 기회를 주는 패자부활전이다. 참가자 각자에게 주어진 정말 마지막 일 수 있는 기회는 결승전 이상의 절박함으로 인한 긴장감을 더해준다.


"울지 말고! 멈추지 말고! 계속 불러!"


패자부활전은 넘치는 감정으로 인해서 노래 중간에 멈추었다가 다시 떨리는 목소리로 노래를 시작하는 참가자들이 속출한다. 모두가 자신의 최선을 다하지만 모두가 주인공은 될 수 없다. 그렇기에 우리 인생의 슬픈 한 단면을 보여주는 것 같아서 패자부활전은 어떤 때보다도 감정을 이입해서 보게 된다.


하나의 오디션이 끝나면 그 오디션에서는 탈락자에게 더 이상의 기회는 없다. 하지만 그 오디션이 끝난다고 해서 참가자들에게 다른 오디션의 기회가 없는 것은 아니듯이 우리의 삶에서도 오늘의 탈락, 실패를 견디고 좀 더 성장하면 언젠가 다시 새로운 기회가 올 수 있다. 그래서 나에게 주문을 걸어 본다.


"오늘 하루 하루에 집중하고 최선을 다해서 내 인생이라는 무대의 주인공이 되자!"

월, 수, 금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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