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상의 소소한 행복과 공감 03 >
"행복한 가정은 모두 모습이 비슷하고, 불행한 가정은 저마다 나름의 이유로 불행하다."
사람들이 완독하기 어려워한다는 벽돌책 중에 하나인 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니나"의 시작에 나오는 문장이다. 사실은 나도 읽다가 중간쯤에서 두 손을 들긴 했다. 특히 개의 시점('견'지적 시점)으로 개주인의 심리를 설명하는 디테일에.
본론으로 돌아가서 주인공 안나 카레니나는 남편 카레닌의 '사랑'을 받지 못하는 여자로서 이로 인해 불륜에 빠지고, 결국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된다.
안나 카레니나의 서두 문장과 비슷한 결로 독일의 생물학자 리비히가 주장한 "최소량의 법칙"이라는 것이 있다. 식물은 성장을 돕는 다른 원소들이 아무리 많이 주어져도 최소량으 로 공급된 원소, 그 이상으로 생육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높이가 제각각인 길죽한 나무판자로 만들어진 양동이를 떠 올려 보자. 양동이에 아무리 많은 물을 쏟아 부어도 물의 높이는 가장 짧은 길이의 나무판자에 맞춰질 것이다.
안나 카레니나와 최소량의 법칙에서 우리가 배울 수 있는 것은 행복이란 "두 바퀴로 굴러가는 자전거"와 같다는 것이다. 바로 "균형"과 "절제"가 행복을 위한 두 개의 바퀴이다.
안나 카레니나의 첫 문장처럼 "행복한 가정은 모두 모습이 비슷"하다는 것은 행복을 구성하는 부부간의 사랑, 가족관계, 일, 경제적인 여유 및 건강 등 여러 요소들이 "균형"잡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불행한 가정은 저마다 나름의 이유로 불행하다"는 것은 행복을 구성하는 요소 중에 하나라도 "균형"을 잃고 지나치게 "결핍"되어 있다면 행복도 그 수준에 머무른다는 것이다.
마치 귀족 부인으로 모든 것을 갖춘 것처럼 보이는 안나 카레니나가 단 한 가지, "사랑의 결핍"으로 무너진 것처럼.
행복을 말하면서 "균형"을 이야기하는 것은 모두가 이해하기 쉽다. 그런데 "절제"는 행복을 위한 또 다른 중요한 "요소"인 동시에 "태도"이다.
사람들은 흔히 '이것만 더 갖춰지면 정말 행복할텐데.'라고 생각한다. 안나 카레니나는 "사랑"만 받으면 더 행복할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그녀의 결말은 어떠한가?
누군가는 "사회적인 성공"이나 "돈"을 쫓다가 "건강"을 잃어버리고, "가정" 또는 "동료와의 관계"를 소홀히 하기도 한다.
예를 들면 '사회적으로 높은 지위를 얻었는데 자녀가 마약중독에 빠졌다.', '재산을 쓰고 남을 만큼 모았는데 암에 걸려시한부 판정을 받았다'고 한다면 그는 행복할까?
이렇게 우리는 행복을 구성하는 여러 요소들 중에 하나에만 몰두할 경우 다른 중요한 것을 놓치기 쉽다. 그래서 진정한 행복을 위해서는 반드시 "균형"만큼이나 "절제"하는 마음과 태도가 필요한 법이다.
어느 날. 다른 지역에서 근무하는 친한 직장동료이자 나보다 몇 살 연배가 많은 형한테서 전화가 왔다.
"잘 지내지?" "응. 잘 지내."
"형도 별 일 없지?" "응. 별 일 없지."
길게 통화하지 않고 서로의 안부를 짧게 물으면서 통화를 끝냈다. 전화를 끊으면서 나는 속으로 생각했다.
'특별한 일이 없어도, 아무 일 없으면 행복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