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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현수 Nov 06. 2020

누구나 있는 무대 공포증

<토론토 주부가요열창>이 다시 열리길 기대하며...


  5년 전, 토론토 한국일보 도산 홀에서 있었던 주부가요열창 예선에는 아마추어 답지 않게 무대 매너도 좋고 가창력도 뛰어난 이들이 많이 참가하였다. 하지만, 그중에는 무대 공포증으로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한 이들도 있는 것 같다. 


 무대 공포증은 관객에 대한 두려움보다는 우리 마음속에 벌어지는 두 개의 생각이 서로 싸우면서 비롯된다.  내 실력을 보여 주겠다는 생각과 그렇게 못하면 어떻게 하지?’ 하는 부정적 생각이 교차하면서 나타나는 불안감이다.  하지만, 이것은 아주 자연스러운 일이다. 누구나 있는 약간의 공포증을 당연히 받아들이며 이를 무대의 활기로 연결하려는 긍정적인 사고가 중요하고, 떨린 만큼 연습과 준비를 많이 하면 된다.


2007년 세상을 떠난 테너 루치아노 파바로티는 이탈리아 북부의 작은 마을에서 태어났다. 시가 공장에서 일하던 어머니와 제빵사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그는 빵집 소년이었다. 그의 아버지는 아마추어 가수이기도 했는데, 아주 좋은 테너 목소리를 가지고 있었지만, 무대 공포증이 있어 공연은 할 수 없었다. 아버지 덕분에 파바로티는 어렸을 때부터 많은 음반을 듣고 노래를 부르는데, 아버지와 함께 동네의  조그만 합창단에서 활동하며 아버지와 함께 무대에 서곤 했다. 무대 공포증이 있던 아버지는 아들과 함께 공연하면 신기하게도 불안 증세가 없어졌다고 한다. 하지만,  정작 세계적인 성악가가 된 파바로티는 아버지를 닮아 무대 공포증이 있었다고 한다.

세계적인 성악가가 된 파바로티는 아버지를                             닮아 무대 공포증이 있었다.

  무대 체질로 알려진 스타 연기자나 가수 중에서도 무대 공포증을 고백하는 사람이 많다. 영화배우 로렌스 올리비에, 리처드 버튼, 음악가 쇼팽, 라흐마니노프도 무대 공포증이 있었다. 미국 가수 바버라 스트라이샌드는 12만 5천 명의 청중이 운집한 뉴욕 센트럴 파크 공연 중에 세 곡의 가사를 연달아 잊어버려 그냥 우두커니 서 있었다. 그때의 충격으로 27년간 라이브 무대에는 서지 않았다.  톱 가수 마돈나도 공연 직전이면 함께 다니는 그룹들과 더불어 두려움을 잊게 해 달라고 기도를 드린다.

토론토 한국일보 도산 홀에서 있었던 <주부가요열창>에서는 아마추어 답지 않게 무대 매너도 좋고 가창력도 뛰어난 이들이 많이 참가하였다.


    마이클 잭슨과 머라이어 캐리도 공연 전의 순간을 일컬어 “공포의 순간, 속이 뒤틀리는 시간”으로 표현하곤 했다.  무대 공포증은 관중 앞에 서면 그때부터 가슴이 두근거리면서 초조함으로 안절부절못하게 되는데, 무대 경험이 짧은 사람일수록 더 심하게 나타난다.  


  사실 무대 공포증을 없애는 특별한 비법은 없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연습이다. 몸에 힘이 들어가지 않고 편안하게 부를 수 있도록 많이 연습해야 한다. 그러면 자신감도 생기고 실수도 줄어든다. 연습은 항상 무대 위에서 하는 것처럼 긴장하면서 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 한 가지 비법은 실제 공연할 무대에 가서 직접 서 보라는 것이다.  유명한 가수들이 공연 전에 리허설을 꼭 하는 이유가 여기 있다. 


리허설을 하고 공연에 들어가면 마술이 시작된다. 아마추어 가수들이 원하는 것도 바로 이런 것이 아닌가? 마술을 느껴 보는 것! 


토론토에서 매년 열렸던 한국일보 주최 <토론토 주부가요열창>이 몇 년째 열리지 못하고 있다. 문화 행사가 없는 이곳에서 그나마 한국 커뮤니티가 함께 소통하고 즐기는 공연이었는데 아쉽다. 행사 자체가 손이 많이 가는 것에 비해 수익성이 떨어지는 것이 이유이라고 한다. 하지만, 몇 년을 공들여 만든 행사가 이렇게 없어진다면 앞으로 이런 공연은 다시 볼 수 없을 것 같다. 수익성을 떠나 한국 문화 발전을 위해서라도 행사가 다시 부활하였으면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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