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대 문화'를 만든 사람들
그런데 요즘은 ‘홍대 앞 문화’가 생길 정도로 모습이 바뀌었다. 그곳에서 20여 년째 카페를 하는 터줏대감의 말로는 “홍대 미대에서 실기 시험이 없어진 후로 이곳이 변했다”라고 푸념을 한다.
“한때는 미대를 가려면 홍대 앞에 있는 입시 학원을 가야만 했을 정도로 미술학원이 많았는데, 미대에서 실기 시험을 보지 않자 학원들이 떠 난 자리에 카페가 들어섰다”는 말이다. 그러면서 주변 신촌 근처의 연세대나 이화여대 앞보다 월세가 싸다 보니, 주머니 가벼운 젊은이들을 상대로 한 클럽과 음식점들이 들어 서기 시작했고, 물(?) 좋은 젊은이들과 연예인들이 다닌다는 입소문이 상가 번영을 보탠다.
이곳 토론토에도 ‘홍대 앞’ 문화를 만든 사람들이 있다. 지금은 다 왕년의 이야기이지만… “아빠가 말이야, 왕년에 그림 좀 그렸지. 너 태어나기 전인데… 전시회도 하고 그랬지. 한국의 아빠 친구들은 다들 알고 있지.” “… …” “듣고 있냐?” “ 왜? 그렇게 쳐다만 봐! 안 믿겨?” ‘왕년에 호랑이 안 잡아 본 노인네 없다’고 홍대 출신들이 술 한잔 걸치면 나오는 대화들이다. 그래서 ‘진짜 왕년에 그랬는지?’ 한번 판을 벌렸다. 솔직히 말하면 진짜 고수들도 있지만, 다 ‘왕년에 호랑이 잡았다는’ 분들도 있다.
18명의 홍대 출신 동문들이 추억과 꿈으로 만든 작품을 모아 지난 11월에 한국일보 도산 갤러리에서 전시회를 열었다. 이번 전시회는 회화, 건축, 사진, 설치미술, 공예, 판화, 그래픽 디자인, 컴퓨터 그래픽, 일러스트레이션, 종이조각 등 각 분야의 다양한 작품들을 선 보였다. 출품 작가는 강정이, 고희승, 김윤정, 김주용, 김진희, 김치홍, 김흥수, 김희자, 노성윤, 박일수, 손창균, 여정웅, 오영숙, 이용석, 한숙경, 한호림, 황영자, 황현수이다.
토론토에 살고 있는 ‘홍대 앞 문화’를 만든 사람들이 바쁜 이민 생활 속에서 모처럼 숨 고르는 여유를 즐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