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사 펠리즈Casa Feliz, 찰스 호스머 모스 미술관
둘째 날이 밝았다. 오늘의 행선지는 까사 펠리즈. 사실 올랜도는 여행을 오고자 해서 왔다기 보다, 남편의 계획치 못했던 출장이 잡혀서 덩달아 따라 온 여행이다. 그래서 올랜도에 있으면서도 우리는 남들이 다 간다는 유니버설 스튜디오, 디즈니 랜드를 갈지 안 갈지 고민 중이다. 나로선 가지 않아도 큰 후회가 없을것 같다. 오늘 간 여행지가 유익했고, 재밌었기 때문이다.
#까사 펠리즈 Casa Feliz - 낭만적인 결혼식을 하고 싶다면 이 곳으로 오시라
1930년대에 성씨가 바버Barbor인 두 70대 부부가 있었다. 이 부부는 당시 약 28,000 달러에 땅을 사고 그 땅위에 이토록 아름다운 집을 지었다. 스페니시 스타일의 집. 탁 봐도 참 이쁘다는 생각이 절로 들게 한다. 이 집을 보려고 우버를 어제에 이어 또 탔다. 사실 우리가 있었던 숙소에서 이 곳까지는 차로 30분. 좀 멀었다. 도시도 올랜도가 아닌 윈터파크 Winter Park랜다. 겨울 공원이라니. 참 지역 이름 한번 이쁘네! 그런데 그것은 이름만이 아니라 지역 자체가 놀라울 정도로 이쁘고 화려한 집들이 있었고, 골프 코스가 있었으며, 그 한 쪽에 이 집이 자리잡고 있었다. 나를 태워다준 운전사 아저씨 역시 이 지역에는 처음 와 보는지 '무이 보니또! Muy Bonito!' 라고 하신다. 18년째 이 곳에 살고 계신 페루 리마 근처 카야오 출신의 아저씨.
다시 집 이야기를 하자면 바버 부부는 Detergent 빨래 세제로 부를 쌓은 인물이라고 한다. 와, 세제 하나로 이렇게 아름다운 집을 지을 수 있었다니! 이 집은 일단 셀프 가이드 투어라서 브로셔 읽으면서 혼자 돌아다녔는데, 그래도 여기서 일하는 직원 분이 내게 '궁금한 거 있으면 질문하세요' 하길래 조금 귀동냥을 할 수 있었다. 바버 부부는 이 집을 지을 때, 건물 자체를 커뮤니티 이웃들에게 오픈한 공간으로 쓸 생각이 컸기에 집안 구석 구석이 문을 열수 있도록 만들어 져 있었다. 이 집은 맨션이라고 불릴만큼 으리으리한 저택은 아니다. 일층은 전부 외부인들이 들어와도 즐길 수 있도록 다이닝 룸, 라이브러리가 있다. 2층은 개인 방들로 꾸며져 있다. 70대의 바버 부부는 부부였음에도 개인 공간을 쓰고 싶었기에 남편 방, 아내 방을 별도로 만들었다고 한다. 건물 밖에는 별도의 건물이 마련되어 있어서, 이 곳에서 결혼식을 올리고 집에 와서 신부 신랑 본인과 식구들이 숙박하면서 결혼식 준비, 파티를 할 수 있다고 한다. 올랜도에서 잠시 벗어나 윈터 파크로 온다면 꼭 이 집에서 더위를 식히시기를......
어디에서 찍어도 참 이쁜 사진들이 많이 나왔고, 여기서 일하는 분에 의하면 집을 건축할 때, 당시에 에어 컨디션이 없었기 때문에 '집 안의 문을 열고 밖으로 나오면 그늘이 있어서 쉴 수 있도록' 만들었단다. 실제로 건물 안에서 문을 열고 나갔더니, 바로 오른 쪽 벽이 있어 그 벽에서 생긴 그림자 속으로 쏙 들어갈 수 있었다. 와, 참 이쁘다.... 라는 생각이 들게 했다. 마침 건물 밖에서 또 다른 분이 일하고 있길래 "여기 집이 너무 예쁘네요! 와우, 골프 코스도 있고, 저기 보이는 집들도 참 멋져 보여요!" 그랬더니 양 손에 샴페인 병이 든 박스를 든 이 분이 하시는 말씀. "어머, 저 집들은 아무것도 아니에요. 차로 저쪽 안으로 더 들어가봐요. 더 으리으리하고 아름다운 집들이 쫘악 깔려 있어요. 그리고 겨울에 꼭 와봐요. 겨울에 저 동네 크리스마스 전등이 얼마나 이쁜지 모른다우!" 그녀는 오늘 이 카사 펠리즈에서 저녁에 행사가 있어서 샴페인을 가져 온거라고 하며 유유히 멀어졌다. 참 눈이 호화로워지는구나, 싶었는데, 두 번째 행선지는 더욱더 내 눈을 호사롭게 해 주었다.
-까사 펠리즈 여행 정보
위치: 656 N Park Ave, Winter Park, FL 32789
여는 시간: 10시-12시에는 오픈 하우스. 입장료는 별도로 없고 대신 도네이션을 받음. 이 곳에서 실제로 건물 대여를 통해 결혼식을 올리는 커플들이 많다고 한다. 당신이 그 주인공이 될 수 있다.
홈페이지: http://www.casafeliz.us/
#두 번째 행선지: 찰스 호스머 모스 박물관 Charles Hosmer Morse Museum
첫번째 행선지였던 까사 펠리즈에서 모스 박물관까지는 걸어서 오 분 정도인 한 동네에 위치해 있다. 이 동네를 걷다보면 알겠지만, 왠지 플로리다 윈터파크에는 부자들이 모여사는 느낌이다.
이 박물관을 통해 두 사람을 알게 되었다. 한 사람은 예술가 루이스 티파니 이며, 나머지 한 커플은 자넷 과 휴 부부이다. 티파니 라는 이름을 들으면 무슨 이미지가 떠 오르는가? 내겐 보석, 여자 이 두가지다. 그래서 처음에 '이 박물관에는 티파니의 작품들이 많이 있다.' 라는 말만 들었을 때는 왠지 고급스러운 금발의 중년 여성분이 섬세한 손길로 만든 보석들을 볼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하지만 이는 순전한 내 착각. 내가 막연히 생각했던 보석 회사 티파니 앤 컴퍼니의 티파니라는 이름과 이 박물관에 전시된 예술가 티파니는 동일인물이 아니었다. 값비싼 보석을 볼 수 있겠지! 라고 은근한 기대를 했는데, 막상 박물관에서 보고 들은것은 이 박물관을 둘러싼 한 부부와 예술가 티파니에 대한 이야기들이었다.
#사업가 티파니와 예술가 티파니
먼저 정리하고 넘어갈 것은 '티파니'는 성씨이다. Last name. 이 미술관에 전시된 작품들을 만들어낸 예술가 루이스 콤포트 티파니 Louis Comfort Tiffany 의 이름은 루이스이고 성씨가 티파니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알고 있는 보석회사 '티파니 앤 컴퍼니' 의 티파니는 누구인가? 그는 찰스 루이스 티파니 Charles Louis Tiffany이다. 보석 사업가 찰스 티파니의 아들이 예술가 루이스 콤포트 티파니가 되겠다. 예술가 루이스 티파니는 1848년에 태어나 1933년에 사망한다.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난 루이스 티파니는 어렸을 적부터 프랑스로 건너가 미술 공부에 몰두한다. 그는 유리 공예를 하고 이를 사업으로도 확장시켜 미국의 부자들의 집 유리창을 유럽식으로 아름답게 만들어 주기도 한다. 그의 아버지 보석 회사 주인 티파니가 죽을 때 그에게 유산으로 3백만 달러를 주었지만 예술가 티파니는 결국 돈을 다 쓰고 사업도 망해 파산 신청까지 한다. 그의 모든 작품 (그림, 유리 공예품, 전등 등)이 있던 곳을 Laurelton Hall이라고 불렀다. 그가 망하기 전에는 젊은 예술가, 학생들을 불러 모아 여기서 화가의 영혼을 불태울 수 있도록, 아름다움이 삶의 큰 부분임을 인식할 수 있도록 교육도 하고 파티도 성대하고 열고 했단다. 그런데 세월이 흘러 루이스 티파니는 사업도 망하고 사망한다.
이 미술관을 짓고, 망한 예술가 루이스 티파니의 작품을 사들인 부부는 자넷 맥케인과 휴 맥케인 부부다. 이 미술관을 지을 수 있었던 부를 축적한 최초의 사람은 자넷 맥케인의 할아버지다. 그 할아버지의 이름이 바로 이 미술관의 이름 찰스 호스머 모스이다. 아, 이제야 알겠다. 왜 이 미술관 이름이 이것이며, 내가 알았던 보석 회사 티파니와 예술가 티파니가 어떤 관계가 있었는지를! 미술관 이름의 주인 찰스 호스머 모스는 19세기 미국이 한참 산업화가 되던 시기에 기계를 생산, 판매하여 부를 축적한 사업가이다. 그와 그의 가족은 시카고 남쪽에서 살았는데, 그들의 세컨드 홈으로 날씨가 따듯하고 호수가 있어서 아름다운 플로리다 윈터 파크 Osceola Lodge에 해마다 거주하게 된다. 할아버지를 따라 해마다 이 곳을 찾은 어린 자넷 맥케인 Jeannette McKean은 커서 화가, 예술품 소집가가 된다. 그녀의 어머니 엘리자베스 역시 예술 애호가였다고 한다. 자넷은 성인이 되어 자신이 거주할 곳을 바로 이 곳 플로리다 윈터파크로 정한다. 그리고 남편 휴 맥긴Hugh McKean과 1945년에 결혼한다.
1957년 예술가 루이스 티파니의 딸이 이 부부에게 연락을 한다. "Laurelton Hall이 불이 나 버렸다. 그래서 내 아버지의 예술 작품들이 불에 탔다. 이 곳에 와서 좀 도와달라." 자넷과 휴는 불에 타서 엉망이 된 루이스 티파니의 작품들을 딸에게서 대부분 사 온다. 그리고 그들을 복구하여 오늘날의 이 아름다운 미술관을 만들었다. 자넷은 1989년에 사망하고, 남편 휴는 1995년 이 미술관이 문을 열기 얼마 전 사망한다.
이 미술관을 만들었던 자넷과 휴에게는 자녀가 없었다. 그리하여 자넷의 조카 두 명이 미술관 보드 멤버로 일 년에 두 번 회의 참석을 위해 로스 엔젤레스에서 온단다.
-모스 박물관 여행 정보 및 여행팁
위치: 3212, 445 N Park Ave, Winter Park, FL 32789
여는 시간: 화요일부터 토요일 9:30 - 4:00, 월요일 휴무, 일요일 1:00-4:00
입장료: 일반 9불, 학생 1불
미술관 관람팁:
>사실 이 곳은 관람객들을 바라보는 경비들의 눈빛이 매 초 움직이며, 사실 이들의 삼엄한 경비가 관람객인 나를 좀 불편하게 만들기도 했다. 구글 리뷰에도 이미 사람들이 이러한 리뷰를 달아 놓았기에 미리 알고는 있었다. 한 번은 일반 남성 관람객이 작품에 조금이라도 가까이 갔더니 굉음이 들려서 좀 '심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미술관 정문으로 들어가서 매표를 한 다음 바로 맞은 편 안에 있는 방으로 들어가면 두 편의 다큐가 상영을 한다. 미술관에 대한 정보를 비디오로 감상할 수 있다.
>매표를 한 뒤에 작은 스티커를 주는데, 밖에 나갔다가 다시 들어올 수 있다. 이 스티커만 보여주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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