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메로그] 내려두기

#캘리에세이

by 달숲


최근 도전할일들이 많았다.

그만큼 일을 벌여 놓아다는 말.


다양한 캘리그라피를 배워보고싶어 영문캘리그라피 정규과정도 등록했고,

작곡 수업도 신청해서 들어봤다. 글쓰기를 잘하고 싶어 짬짬이 책도 읽어보고 작가가 개최하는 글쓰기 특강도 참석해보았다.


모임에는 늘 반짝반짝 빛나는 주인공들이 있었고, 그들을 향한 부러움과 열등감이 나도모르는 사이에 축적되었던것 같다.


나의 작은 존재감에 서글펐고
앞으로 나아갈 수 없는 기분이었다

그래, 꿈이라는게 당연히 하루아침에 이루어질리가 없지-


머리로는 이해하면서도 형편없는 나의 실력에 실망하고 좌절하고, 어쩌면 나는 재능이 없는건가 싶어 속이 상했다.


욕심을 낼수록 일이 꼬여만갔다. 브런치에 글 하나 올리기 어렵고, 캘리그라피는 해야지해야지 하며 계속 미루고만 있었다.


꽁꽁 숨겨놓았던 나에대한 의구심이 다시 기어올라와 마음을 흔들기 시작했다.

불암함에 뭐라도 하려했지만 명상도, 요가도, 독서도 뭐하나 제대로 되는게 없었다.


가슴이 답답했다.


그러던 중, 책상정리를하다 예전에 영작했던 꼬깃꼬깃한 숙제를 발견했다.

허접하지만 그래도 나름 쓸만한 표현들이 눈에 띄었다.


아, 예전에는 이런 문장을 썼었구나- 분명 내가 쓴건데 낯설고 신기했다. 이때도 영어를 잘하고 싶은 욕심은 엄청났었구나.


작년 11월즈음부터 아침에 일어나면 미루지않고 영어필사를하려고 노력한다.

몇달정도 지속되고있는데, 처음 시작할때는 공책 한권 언제 채우나-라는 막연함으로 의구심을 품으며 시작했었는데 다행히 계속 지속되고있다.


조금씩 채워나가다보니 어느덧 세 장만 남아있는 공책.

하기 싫은 날도 있었고, 왜하는지 이해되지 않는 날도 있었지만(많았지만) 묵묵히 뜻을 믿고 지속하다보니 한 권이 채워져간다. 덕분에 영어 기사 혹은 원서를 읽는 것이 훨씬 수월해졌다. 꾸준한 훈련으로 독해 근육이 생긴것이리라.


글쓰기도 캘리그라피도

더 나아가 우리의 인생도 이와 같겠지.


언제 저 높은 곳에 올라가나라는 생각이 들겠지만
마음을 비우고 지금 할 수 있는 것부터 하나씩 해내가다보면
그렇게도 바라던 목표에 도달할 수 있겠지

그런 마음으로 지금은

욕심을 버리고 한 걸음씩 앞으로 나아갈 때-


불안, 미움, 시기, 갈망, 충동, 분노

모든것을 내려두고


믿음, 신념, 사랑, 평정을 찾아 일상을 살아가자


포기하지않는다면 언젠가 그곳에 닿으리

캘리그라피/글귀 * 어메

사진출처 *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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