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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중한 하루하루를 담아서

by 달숲


며칠 전 아빠와 산책을 했다.


관절이 좋지 않은 아빠는

언젠가부터 내리막 길에서

살짝 다리를 절뚝거리신다.


조용히 함께 길을 걷던 중

아빠가 침묵을 깨고 말을 건넨다.


"혜령아, 걷을 수 있다는 거 말이야.

그건 참 감사한 일이야."


묵직한 한마디가 마음에 파장을 일으킨다.



일상을 살아나가다 보면


어제는 오늘과 다름없고

내일도 오늘과 같을 것만 같아서

실망으로 하루를 살아나갈 때가 있다.


그럼에도 어여삐 바라보면

소중한 구석이 조금이라도 반드시 있는 것이

오늘 하루이다.



수줍은 밤손님이 유난히 포근하고 아름다웠던 날


추운 하루를 잘 보낸 당신에게

다정한 한마디를 건넨다.


-


오늘도 잘 보냈어요.

내일은 또 새로운 하루가 시작되겠죠.


지나간 일은 접어두고

지금 이 순간을 충만하게 보내기를


그리하여

나만의 고유한 리듬과 색으로

삶을 채워나가기를


진심으로 바라고 응원할게요.





글/캘리그라피 * 엄혜령

사진 * Unsplash(@Wafer WAN) & 엄혜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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