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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두치 Oct 29. 2021

좋아하는 것을 찾을 수 있을까?

#1. 그건 네가 어디로 가고 싶어 하냐에 달렸지

그건 네가 어디로 가고 싶은지에 달렸지

(*이 글은 서울시 청년인생설계학교의 지원을 받아작성됐습니다.)



20대의 모든 것을 쏟아부었던 곳을 그만뒀다.

자.

이제 다시 백지가 된 삶을 무엇으로 채워야 할까.     



너무나 쓰고 싶었던 짤.jpg


신데렐라가 마차를 타고 왕자님과 키스를 하며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디즈니 동화처럼

이 짤의 뒷 이야기는 미정인 것이 인생의 희극이자 비극이 아닐까


누구도 나의 행복을 찾아 줄 수 없지만

누구도 내 행복을 어찌 찾을 수 있는 것인지 알려주지 않았기에 방황하는 이 시기를 담담히 받아들여야 하는가 했다.     




네가 좋아하는 걸 해

직장을 그만둔 사람들 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내가 하고 싶은 것이 뭘까’를 고민한다.

이런 고민에 빠진 사람들에게 전문가나 주변 사람들이 해주는 가장 클리셰한 말은 "네가 좋아하는 걸 하라"는 말일 것이다.     


하지만 내가 뭘 좋아하는지 아는 건 그리 쉽지 않다.  

특히 나 같이 오랜 기간 일에 온 삶을 바쳤던 사람들은 더 그럴 것이다.


내 취향을 묻어두고 삶의 대부분의 시간을 일에 쏟아야 했던 시간들은 결국 나라는 고유한 색깔, 심지어 내가 좋아하는 것이 뭐였는지 조차 어색하게 더듬거리며 찾아가야 하는 과제를 낳았다.      





사실 이전부터 직장을 그만 둘 준비를 하며 좋아하는 것들을 수첩에 끄적여 보곤 했다.

하지만 1년이 넘도록 제자리걸음을 하는 것 같았다.

답답한 마음에 평생 하지 않았던 직업적성검사도 했다.

그러나 추천 카테고리의 직업이나 활동들은 내게 추상적이고 모호하게만 다가왔다.      



나는 각종 유튜브와 블로그, 책을 찾아보았다.

사람들이 어떻게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찾는지 궁금했다.

너무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찾는 방법을 말했다.

그래서 리서치를 한 후에 더 혼란스러워졌다.

삶의 맥락에 따라 ‘좋아하는 것’을 정의하는 것과 좋아하는 것을 찾는 목적이 다 달랐기 때문이다.

분명한 것은 우리는 좋아하는 것을 찾는 방법을 배워본 적이 없다는 사실이다.





20대 땐 하고 싶은 일과 삶을 살아가야 하는 방향이 분명했다.

그러나 30대가 된 지금 모든 것이 모호해졌다.

직장에서 쌓아온 것들도 더 이상은 인생에 의미가 없다 느껴지니 상실감이 컸다.

무엇보다 직장이라는 자리가 채웠던 삶이 텅 비어버리자 불안함이 몰려왔다.



돌아보니 인생에 이런 시기가 없었다.

삶에서 직장이 있기 전엔 학교가 있었다.

자아가 형성되기 전인 2살때 부터 보육원을 다니고 이후에도 학교를 다녔다.      

대부분의 삶의 시간을 시스템에 기댄 측면이 있었던 게 아닐까 돌아보게 되었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체셔고양이. 앨리스가 길을 일었을때 등장한다


앨리스 "제발 여기서 어느 길로 가야 하는지 말씀해주시겠어요?"
“Would you tell me, please, which way I ought to go from here?”     
체셔고양이 "그건 네가 어디로 가고 싶은지에 달렸지"
 “That depends a good deal on where you want to get to,”
앨리스 "난 어디든 상관없어"
 “I don’t much care where—”
체셔고양이 "그럼 어느 길로 가든 상관없어"
“Then it doesn’t matter which way you go,”
앨리스 "내가 어딘가에 갈수만 한다면..."
“—so long as I get somewhere,”
체셔고양이 "오, 넌 그럴 수 있어. 충분히 오래 걷는다면"
“Oh, you’re sure to do that,” said the Cat, “if you only walk long enough.”     



그건 네가 어디로 가고 싶은지에 달렸지



이제 소속된 곳에서의 일이 사라지고 비어버린 삶의 시간을 어떻게 채워나가야 할까

길을 잃은 엘리스에게 다시 체셔 고양이가 질문을 돌려줬던 것처럼

그 답은 결국 내게 달려있겠지

다시 걸음마를 시작하는 것처럼 첫 발걸음을 떼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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