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지만 분명한 내 발자국
책을 낸다.
내가, 책을 낸다.
단 한 번도 상상해 본 적 없던 문장이었다.
멀게만 느껴졌던 세계에 처음으로 발을 내딛게 해 준 건
예고 없이 걸려온 한 통의 전화였다.
“선생님, 혹시 책 쓸 생각 있으세요?”
“…네?”
보건교사 여러 명이 함께 공저 책을 낼 예정이라며 참여해보지 않겠느냐는 제안이었다.
주제는 ‘강원도 보건실의 일상’.
나는 무언가를 시작하기 전 늘 신중하다.
한 번 마음을 먹으면 오래 붙잡게 되는 걸 알기 때문이다.
“잠시만요. 조금만… 생각해 볼게요.”
지금 돌이켜 보면 절대 놓쳐서는 안 될 소중한 기회였지만
그 순간에는 망설임이 훨씬 더 컸다.
책 출간이라니.
그건 왠지 문학적이고, 전문적이고, 지식이 풍부한 사람들만 할 수 있는 일 같았다.
내가 글을 써도 될까?
민폐가 되진 않을까?
어떤 이야기를 해야 할지 생각이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하지만 며칠을 고민한 끝에 결국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부족하지만 한 번 해볼게요.”
그렇게 속초, 양구, 원주, 춘천 등 강원도의 여러 지역에서 일하는 보건교사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서로 처음 만나는 얼굴들이었지만 우리의 마음은 하나였다.
“강원도 보건실의 이야기를 세상에 들려주자.”
그리고 그렇게, 새로운 시작의 문을 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