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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달츠 Daltz Sep 27. 2024

찾아가는 공연, 배워오는 행복.

전국을 돌며 만나는 가지각색의 일상들

내가 주로 하고 있는 '찾아가는 공연'은 대부분 학교나 도서관, 관공서 등 관객들에게 익숙한 공간에서 진행된다. 많은 이들의 일상이 오랫동안 이어져온 공간에는 저마다의 문화가 배어있다. 같은 공연 펼쳐놓아도, 공간의 분위기와 관객의 성향에 따라 다른 색깔 반응이 돌아온. 공연자 입장에서도 매 공연 때마다 색다른 감상 포인트가 생는 거. 같은 공연을 수백 번씩 해도 질리지 않는 , 아마 그래서기도 할 거. 매번 달라지는 객석의 에너지 공연 꽤 큰 영향을 미치므로.


예를 들어, 주말의 도서관이라면 대체로 벌써 행복져 있는 장소다. 주말에 인근 도서관으로 함께 공연을 보러 다니는 가족, 친구, 연인들이라니. 객석 애정으로 충만하다. 모두가 이미 행복하며, 더욱 행복해질 준비까지 되어있다. 공연 진행하는 동안, 그 행복 점점 더 크게 부푼다. 러면 공간 가득 찬 행복을 나도 한 조각 나누어 받아는 것이다.


나는 흔히 '일상적인 행복'이라 부르는 것들을 잘 이해하지 못하면서 살아왔다. 아주 어렸을 때부터도 그랬던 것 같다. 미래의 자신이 살고 있는 집을 상상하여 그려보라고 하면 다른 아이들은 모두 가족을 만들어 살고 있는 모습을 그리곤 했다. 하지만 나늘 혼자 사는 모습을 그다.  나는 아주 오랫동안 장난을 칠 줄도 다. 서른이 넘어서 처음으로 사 남자친구가 볼을 꼬집었을 때도 그 정서를 이해하지 못을 정도. 래서 치 일진들에게 의가 담긴 장난 당  마냥 걱정하였다. 내가 화를 내지 않을 만큼 약한 강도로 리력을 행사하였다가 점차 강도를 높여가 것은 아지.


그런데 즘 가장 많이 하고 있는 어린이 공연에는 장난스러운 요소 득하다. 내가 썼던 대본 초안을, 어린이 공연 경험이 풍부한 연출님께서 훨씬 생동 넘치게 수정해 주시며 그렇게 완성이  거.  속에서 어진 역할을 수행하는 중에 나는 장난과 웃음, 일상적인 행복들을 배울 수가 있었다. 그러니까 건 어쩌면 공연 때 호응을 주고받아준, 관객 이 가르쳐것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모두가 그런 소소한 행복들을 많이 많이 누리며 살아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나는 여전히 행복워나가며 또 무대 위에서 다시 전고 있다.




그렇게 이용자들이 행복해 보인다는 점에서 도서관들에서의 공연 분위기는 대체로 비슷하게 껴지는 면 있다. 그런데 도서관처럼 자발적으로 이용하는 곳이 아닌, 모두가 의무적으로 다녀야 하는 학교서의 공연이라면 또 이야기가 달라진다. 이들마다의 개성이 더욱 러나, 그런 만큼 가지각색 분위기가 펼쳐진다.


거침없이 호응해 주고 감상을 표현해 주는 친구들이 많은 학교에 가면 그 나름대로 참 귀엽고, 낯을 가리는 수줍은 친구들이 많은 학교에 가면 그 나름대로 참 사랑스럽다. 꼭 격하게 표현을 해주지 않도, 아이들의 표정으로부터 몰입감과 감수성을 분명하게 전해받을 수다.


연간 백 회 정도, 전국의 학교 돌아다니다 지역마다의 분위기 차이도 느껴졌다. 군이 좋다고 말하는 지역에 가면, 초등학생부터도 벌써 교양 있는 사회인과도 같은 관람 매너를 보여주다. 칠 타이밍과 집중할 타이밍을 아주 적절하게 구분하며 이해력도 뛰어났다. 그렇게 멋진 관객들과 교감할 수 있는   즐겁고 또 고마운 일이다.


하지만 '찾아가는 공연'이 가장 큰 의의를 갖는다고 생각는 것은 아무래도 문화 시설이 부족한 지역들에서다. 그런 곳의 학교들은 보통 전교생  많지 않다. 그래서인지 선생님들께서 학생들에게 굉장히 밀도 높 애정과 관심울여 주셨다는 것이 느껴지는 경우 많. 선생님들은 물론 학생들끼리도, 교내의 모두가 서로의 이름을 알고 있는 상황. 아이들은 동급생뿐 아니라, 어른들과, 또 다른 학년의 학생들과도, 유대감을 가지고 자나는 거다.


그런 학교에 가면 안정감 덕분에 마음이 열려있고, 그래서 수성이 풍부하게 발달한 친구들 유난히 많이 보였다. 반면에 나는 같은 성별, 같은 나이로 분류된 사람들 사이에서만 학창 시절과 사회생활 초반을 보내왔다. 그래서인지 그 기준에서 벗어난 누군가와 소통하게 되면 지금까지도 약간은 긴장감을 느끼는 편이다. 


그러니 사실 활동 초반에는 아이들에게 다가가려는 내 모습보다, 아이들이 나를 받아주려는 모습이 더 자연스럽고 성숙하다고 느꼈다. 다행히 지금은 나도 다양한 타입의 아이들과 자연스럽게 소통을 할 수 있게 되었고, 제법 주도적으로 분위기를 이끌어갈 수도 있게 되었지만. 그건 두 아이들에게 배운 다.


그런데 학생 수가 적은 학교의 학생들은 공연을 본 경험이  경우가 . 공연을 감상하면서 전형적이지 않은 반응을 보기도 다. 한 번은 공연 내내 눈을 땡그랗게 뜨고 멀뚱한 표정으로 무대를 바라보았던 친구에게, 공연이 어땠느냐고 물어보았던 적이 있다. 그 친구는 "놀랐어요"라는 대답을 들려주었다. 그날은 클래식 공연을 한 날이었는데, 클래식 공연을 접해본  처음인 모양이었다. 재미있었느냐고 묻자 그때는 격하게 고개를 끄덕거려 주 안심하였다.


런 친구들이 연 문화를 경험해 볼 수 있는 장을 마련해 주는 것도 매우 보람찬 일이다. 자연스러운 표현력, 안정감을 바탕으로 형성된 풍부한 감수성은 문화 예술 분야에서  장점이 되기도 한다, 그래서 더더욱, 그런 반짝이는 재능을 가지고 있는 친구들이 자신의 감수성을 발휘할 수 있을만한 장르를 다양하게 접해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공연을 통해서 그렇게, 무언가는 전해주기도 했겠지만 그 이상으로 관객에게 나는 이토록 많은 것을 배워왔다. 그래서인지, 객석의 관객 분들은 사실 매번 바뀌는 것인데도 나는 어쩐지 내적친밀감을 쌓아가고 있다. 관객 분들과는 대체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만나게 된다는 생각을 하면 더욱 반갑고 애틋한 마음이 들기도 한다. 그러나 오랫동안 준비한 프로그램을 정해진 시간 동안에만 진행하기 때문에, 좋은 마음만을 깔끔하게 나눌 수 있는 것이리라. 그렇다면 주어진 시간 안에서는 더 좋을 수 있도록 밀도를 이고 싶다. 점점 좋은 공연을 만들어 내고 싶다. 관객 분들로부터 계속해서 배우고, 또 배운 것들을 전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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