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도 트레이닝이 필요해
내 마음, 홈트레이닝 중
우리는 건강하고 균형 잡힌 몸을 욕망한다. 눈에 보이는 아름다움과 함께 건강한 삶을 누리기 위해 기꺼이 시간을 내고 비용을 치른다. 모든 과정은 자신의 의지로 행해질 때 오롯이 그 가치를 누릴 수 있다. 눈을 떼지 못하게 만드는 예쁘고 멋진 연예인이 TV에 나왔을 때, 이를 받아들이는 반응은 제각각이다. 누군가는 다음날 당장 헬스클럽으로 달려가 PT 수업을 등록하고 식단을 조절하는가 하면, 또 다른 누군가는 동경하는 데 그친다. ‘그들은 나와 다르다’며 일반인은 범접할 수 없는 영역인 것처럼 치부해버린다. 스스로 변할 수 없다고 단정 짓고 한계를 설정해버리는 우를 범하기도 한다.
별것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이 한 끗 차이는 우리 인생에 엄청난 변화를 가져온다. 3개월. 6개월. 1년, 2년…. 실천하는 사람과 하지 않는 사람과의 차이는 점점 벌어지게 된다. 동경의 대상이 될 수도, 동경의 대상을 바라보면서 부러워만 할 수도 있다. 누가 먼저 시작하느냐에 달렸다. 아무것도 없는 ‘제로’ 상황에서 마이너스로 떨어질 것인지, 플러스로 치고 올라갈지는 나에게 달렸다.
이 세상에는 내가 바꿀 수 없는 것투성이다. 아무리 노력해도 어찌하지 못하는 타인의 마음이나 이미 지나가 버린 과거의 일과 같은 것들은 그냥 어쩔 수 없는 것으로 흘려보내면 그만이다. 후회하는 일이 있다면 다시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게 정신을 바짝 차리면 되는 일이다. 하지만 마음은 다르다. 누구보다 내가 잘 알아야 한다. 내 감정과 기분, 정서는 누가 뭐래도 내가 먼저 이해해줘야 한다. ‘내 마음을 나도 잘 모르겠다’고 방치하는 건 스스로 부정적인 상황으로 밀어 넣는 일일지도 모른다. 이제는 나를 정면으로 바라보고 싶다. 나를 괴롭히는 내면의 혼란을 모른 척 피하고 싶지 않다. 우아하게 마흔을 맞이하기 위해 마음을 트레이닝 해야겠다고 마음먹은 이유다.
마음을 트레이닝 하는 게 가능하냐고 물을지도 모르겠다. 행복하지 않은데, 행복해지자 되뇌고, 하나도 즐겁지 않은데도 즐거워지자 생각하지만, 결국 원하는 상태에 이르지 못하는 걸 가리키면서 말이다. 불행하고 지루한 상황을 무작정 밀어내고 없애려고 노력할수록 행복, 즐거움이라는 목표에 다다르기 어려운 것처럼.
이런 현상은 ‘흰곰 효과’라고 이름 붙여진 심리학 실험에서도 나타난다. ‘흰곰을 생각하지 말라’는 지시를 받은 실험 참가자들이 ‘흰곰을 생각하라’는 참가자들보다 더 많이 흰곰을 떠올렸기 때문이다. 특정 생각과 욕구를 억누르려고 할수록 오히려 떠오르는 결과가 나온 것이다. 그만큼 마음을 제어하는 것은 어렵다. 몸도 뜻대로 따라주지 않을 때가 잦은데, 마음이야 오죽할까.
마음을 다스리는 일이 어렵다는 걸 부정하려는 건 아니다. 불어난 체중을 조절하고 건강을 위해 체력을 기르는 것처럼, 우리의 마음을 위해 힘들지만, 기꺼이 정성을 쏟아야 한다는 이야기다. 외면해선 안 된다. 있는 그대로, 마음의 현재 상황과 상태를 직시하고, 그에 걸맞은 트레이닝이 필요하다.
‘뇌는 고도의 신경 가소성을 가진다’는 신경과학 연구 결과가 이를 뒷받침해준다. 신경 가소성은 외부환경과 행동, 경험에 따라 뇌가 변화하는 특성을 가리킨다. 한 마디로, 쉽게 변하는 성질을 가졌다는 의미다. 흔히 어린이들의 학습 능력을 ‘스펀지’에 비유하는데, 이런 뇌의 성질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어린이들의 그것과 비교할 수는 없지만, 30대 후반의 뇌도 여전히 변화 가능성이 있음을 말해준다.
나에게 맞는 마음 트레이닝 방법을 고민했다. 사실 헬스클럽을 등록해놓고 제대로 출석한 적은 손에 꼽는다. 이래저래 가지 않을 핑계를 찾아보니, 못 가는 날이 더 많았다. ‘용두사미’. 꿈은 원대했지만, 그 결과는 미약하기만 했다. 방법이 없을까.
몇 달 전, 코로나19로 외출이 어려워진 남편과 아이는 ‘체력 단련’을 목적으로 비디오 게임기를 집에 들였다. 피트니스 게임을 활용하면 밖에 나가지 않고도 손쉽게 운동을 즐길 수 있다는 논리였다. 처음에는 심드렁했다. 게임기를 사고 싶은데, 그럴듯한 핑계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으니까. 다 알면서 모르는 척, 속아주는 척 허락했다. 그런데, 생각보다 운동 효과가 있는 거다. 15분 남짓, 그리 긴 시간도 아닌데 남편과 아이는 비 오듯 땀을 흘렸다. 멍하게 구경만 하던 나는 무릎을 쳤다.
‘어? 이거다!’
시간과 공간 제약 없이 운동 효과를 볼 수 있는 방법, ‘홈트레이닝’이었다. 운동도 집에서 하는 마당에 마음 트레이닝이라고 다를쏘냐. 그래서 붙인 이름, ‘마음 홈트레이닝’이다. 홈트레이닝 파트너는 ‘책’으로 삼았다. 매일 달라지는 내 마음의 상태를 들여다보고 그에 맞는 처방을 책에서 찾아 실천해볼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