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끌이 태산처럼 느껴질 때
약점 말고 강점 찾기 (1)
니트 소재로 만든 옷을 좋아한다. 티셔츠처럼 입을 수 있는 스웨터, 단추 달린 카디건, 원피스까지. 아무렇게나 툭 걸치기만 했는데도 편하고 갖춰 입은 듯해 보인다. 어떤 실로 짰느냐에 따라 느낌은 또 달라진다. 윤기가 흐르는 캐시미어는 가볍고 부드러워서 옷을 입지 않은 것처럼 느껴질 정도이고, 울은 무게감은 있지만, 포근하고 보온성이 좋아서 겨울용 옷에 많이 쓰인다.
니트 소재 옷의 단점을 꼽으라면 관리에 있다. 삐죽 나온 손톱이나 날카로운 뭔가에 걸리면 어김없이 올이 튀어나와 버린다. 여러 해 즐겨 입다 보니, 지금은 약간의 노하우도 생겼다. 튀어나온 올은 옷의 결을 따라 살짝 당겨주고, 바늘로 살살 밀어 넣으면 감쪽같다. 어쩌다가 튀어나온 올을 발견하지 못한 채 외출하는 날에는 종일 요 티끌만 한 것에만 눈길이 간다. 한 번 거슬리기 시작하면 걷잡을 수 없다. 남들은 알지도 못하는데, 이 부분만 쳐다보는 것 같기도 하다. 마음에 드는 옷을 입었는데 마음에 들지 않는 느낌이랄까. 신경 쓰지 않으려 할수록 신경이 쓰여서 어떻게든 눈에 거슬리지 않게 없애고 싶은 생각뿐이다. 멀쩡한 부분은 눈에 들어오지도 않는다. 딱 마음에 드는 디자인, 색상을 찾았다면서 좋아했던 마음은 온데간데없어지고, 옷 자체가 볼품없어 보이기까지 한다.
우울감에 사로잡힌 적이 있었다. 이때도 딱 그랬다. 부정적인 감정에 매몰돼 기분이 한없이 가라앉았다. 나를 힘들게 하는 상황에서 벗어나려는 노력보다는 모든 게 내 탓인 양 여겼다. 아무리 노력해도 달라질 것 같지 않아서 무기력했고, 절망했다. 나중에는 온갖 부정적인 부분에만 초점이 맞춰졌다. 처음에는 그저 스트레스였는데, 나중에는 마음의 병이 돼버렸다. 작은 부분이 마치 전부인 것처럼 확대해 해석하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어떻게 하면 이 마음의 병을 몰아낼 수 있을지를 고민하다가 ‘긍정심리학’을 만났다.
긍정심리학은 주류 심리학과는 조금 다르다. 스트레스나 불안, 우울함 등 나쁜 요소를 줄이는 데 집중하는 주류 심리학과 달리 긍정심리학은 행복, 강점, 긍정 정서 등 좋은 요소를 증가시키는 데 초점을 맞춘다. 이 과정에서 부정적인 요소가 감소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본다. <긍정심리학 마음교정법>의 저자 미리엄 악타르는 말한다.
‘긍정심리학의 핵심 원리 중의 하나는 약점을 수정하는 과정이 아닌 강점을 발달하는 과정에 개인의 성장을 이룰 수 있는 가장 큰 가능성이 잠재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최대한의 이득을 보기 위해서는 자신의 강점 발달에 노력을 집중하는 편이 현명하다.’
초등학교 때 진로적성검사를 해본 이래 객관적인 측정 도구로 나의 내면을 들여다본 적이 없었다. 궁금했다. 서른 후반의 나의 강점은 무엇인지. 강점을 찾고 나면, 살짝 튀어나온 올 같은 나의 부족함에 매몰되지 않을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면서. 생각보다 쉽게 성격강점검사를 접할 수 있었다. 20분 남짓한 온라인 검사로 진행했다. 해당 검사는 지혜, 인간애, 용기, 절제, 정의, 초월 등 여섯 가지 핵심 덕목을 중심으로 한 24가지 성격 강점 중에 검사자의 대표 강점을 제시한다. 검사 결과, 나의 강점은 ‘낙관성’ ‘진실성’ ‘개방성’ ‘신중성’ ‘사랑’으로 나타났다.
<계속>
‘삶의 진정한 비극은 우리가 충분한 강점을 갖지 못한 데에 있는 것이 아니라 이미 갖고 있는 강점을 충분히 활용하지 못하는 데에 있다’
-벤저민 프랭클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