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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만하 Aug 29. 2021

가치관의 대혼란기?

올해 유독 가치관의 혼란을 많이 겪었다고 생각한다.

코로나로 사람들을 많이 만난 건 아니지만, 아주 가끔 만나는 지인 혹은 친구들이랑 이야기 하면서 내가 반복해서 혼란스럽다고 말하는 나를 발견했다.


어쩌면 얼마 남지 않은 20대라 그런걸까.. 코로나로 인해 달라진 라이프 스타일 때문에 그런걸까... 자본의 힘에 밀려서 그런걸까... 한동안 꽤나 혼란스러워서 내가 정말 잘못 살아온걸까, 잘못된 방향으로 걸어온 걸까 하는 생각이 자주 들었다. 그 이유는 다양했다.


하나, 부동산


올해도 코로나로 인해서 외부 활동이 제한되어서, 결과물이 나왔거나, 개인적으로 크게 성취했다고 느끼는 점이 많지 않다. 그러나 그나마 부동산에 대한 눈을 뜨게 된 점이 유의미하다고 생각한다. 

한편 올해 초부터 부동산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알아보면 알아볼수록 자주 '현타'에 빠졌다.

대학생 때만 해도 회사 들어가서 돈을 벌고 아껴 쓰면 집을 살 수 있겠다. 그런 막연한 생각을 했다.

서울에서 자취해야 했던 것이 아니라서, 거주지 걱정을 하진 않아도 되었기 때문에, 경제적으로 혹은 현실적으로 생존(?)감각이 떨어졌던 거다.

그래서 졸업하고 힘들게 취업을 하고 조금씩 돈을 모으고 있다가, 올해, 21년 1월 부터 부동산에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기 시작했는데, 

정말 엄두가 나지 않는 수준으로 집값이 오른 걸 직시하게 되었다. 

이제 진짜인가... 나온 매물 가격이나, 실 거래가가 호가 친다고 호갱노노 혹은 네이버 부동산 알람이 올 때 마다 현타가 왔다. 

현재 연봉 기준으로 아무리 연봉이 오르고 안쓴다고 해도10년 벌어도 10억을 모을 수 없을 것 같은데, 

동네 집값은 20살 때 부터 10년 동안  x억에서 1x억으로 평균 10억 정도 오른게 눈에 보였다. 

그리고 대부분 3년 사이에 급속도로 오른걸 보니... 진로와 취업 고민할 시간에 현금을 최대한 모으거나 대출을 풀로 당겨서 부동산을 샀다면 

더 성공했을 수도. 이런 생각이 들다보니 '과연 내가 어떻게 시간을 보내는게 맞았던걸까' 하는 생각이 계속 들곤 했다.


둘, 일과 회사

작년 겨울 나는 이직을 했다. 전 회사에서는 대우가 좋지는 않았지만, 관심 있는 산업이었고 

내 성향과 역량에 잘 맞는 포지션이라서 야근도 가리지 않고 즐겁게 일했다. 

그래서 미련하게 묵묵히 일 하고, 어떤 방향으로 커리어를 가져가는게 맞을까, 어떻게 일하는게 좋은 방법일까 등을 

신입 수준에서 나름 고민하면서 지내왔다. 

그런데, 이직을 한 회사에서 내가 좋아하는 성질의 일의 비중이 상당히 줄어들고 스피디 하게 일하지 않고 여유 있게 일할 수 있는 상황이 되었다.

그리고 회사 내부 노이즈에 이어 판교에 있는 IT 회사로 이직하다 보니 업계의 크고 작은 노이즈가 모두 듣게 되니까 상당히 혼란스러웠다.

일의 역량 = 연봉도 절대 아닌 것 같고, 다들 스톡옵션이나 우리 사주 등으로 돈을 벌거나, 특히 게임 회사의 연봉 베이스 업 등이 뉴스에서 나오는 수준이 아니라 실시간으로 오픈카톡방, 블라인드 등으로 듣게 되니까 아무래도 신경이 많이 쓰였다.

또 주위에서 21년 올해 이직한 지인들이 작년 나보다 더 좋은 조건으로 움직이 사람들이 많다보니까 

과연 나의 작년 이직 선택이 맞았던 걸까 제고하게 되면서, 불안감을 느끼게 되었다.


셋, 시간과 주위 환경, 사람들의 변화

얼굴에 주름이 생기고 있다.

비슷한 연령대 사람들이 결혼을 하기 시작했다.

아는 사람이 우리 팀으로 면접을 보게 되었다.

전 회사에 친하게 지내던 사람들과 지인들이 더 좋은 곳으로 이직을 했다. 

독서모임을 오래 함께해온 멤버가 해외 발령이 났다. 혹은 군대에 갔다.

어른들이 나이 들어감이 보인다. 어른들 뿐만 아니라 주위도 건강을 최우선으로 챙기고 있다.


작년에 독서모임 멤버가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었다. '늘 지금 같을 수는 없겠지만, 이 사람들이 오래 함께 했으면 좋겠네요.'

그 말이 계속 마음에 남아 있었는데, 정말로 상황이 늘 같을 수 없겠구나 라는 걸 실감이 났다. 

머리로 알고 있었지만, 주위 사람들의 변화들이 직접 와닿아서 많이 놀랍고 당황스러운 느낌이다.



그동안 나는

하나, 돈, 물질적인 것 보다는 마음이 편하고 좋아하는 일을 하고 좋은 시간을 보내는 것이 더 의미 있다고 생각해왔다.

둘, 전략적으로 미래를 고민하기 전에, 우선 현실에 충실한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왔다.

셋, 아직은 내가 어리고 젊다고 생각했다.


올해는 이런 이유들로 나의 가치관을 제고하게 되었다. 


그래서 나는, 

하나, 반드시 경제적인 것도 챙겨야 한다.

둘, 현실에 충실하는 것도 좋지만, 전략적으로 멀리 볼 줄 알아야 한다.

셋,  점점 자유롭고 에너지 있는 젊은 시기가 얼마 남지 않았을 수 있다. 시간은 앞으로도 더 빨리 지나갈 것이고, 그로 인한 변화는 나만 겪는 것이 아니라 주위도 겪을 테니 더 빠르게 적응해야 한다. 


결론적으로는 '현재만 보지 말고 미래를 보면서 전략적으로 준비해야 한다'. 로 이 혼란스러움을 정리했다.

이미 지난 건 되돌릴 수 없을테니까, 조금 더 스스로에게 책임감을 가지고 치열하게 전략적으로 생각하고 계획은 바로 실행해야하지 않을까.


벌써 올해 2/3가 지나갔는데, 남은 1/3은 조금 더 밀도 높게 새로운 생각들을 베이스로 시간을 잘 써보기로 하자. 연말에 나는 무슨 생각으로 올해를 마무리 할 수 있을까? 기대 반, 불안 반 감정이 올라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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