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SNS하지 않아서 내가 잃은 것

나의 소중한 순간들의 모든 기록, 사람, 시대 부적응

by 다만하

요즘 사회에서 다들 하는 인스타그램을 이용하지 않은지 꽤나 오래 되었다. 정확하게 말하면 사회 초년생 첫 회사 입사 하는 시기에 나는 인스타를 끊었고, 지금까지 약 7년 동안 1년에 하나의 피드도 작성하지 않았고, 가끔 갈 곳 검색 또는 식당 이벤트, 예약, 문의를 위해서 dm만을 연락처로 오픈한 곳을 위해 앱이 열렸을 뿐이었다. 그래서 나는 sns을 하지 않다고 볼 수 있는 것 같다. 나는 sns을 어떻게 시작했었고, 왜 그만했을까?


조금 기억을 돌려보면, 대학교 신입생이 되어 스마트폰을 구매하고, 카카오톡 단톡방에 참여했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페이스북도 한창 유행이었고, 서로 태그하기도 바빴던 것 같다. 그러다가 상하이로 잠시 휴학하고 어학연수를 갔는데, 페이스북이 막혀서 외국 친구들과 vpn없이 연락할 수 있는 인스타그램 계정을 만들어 사진을 올리면서 일상을 기록하기도 했다. 그렇게 한동안 잘 쓰다가 취준하면서 힘들어하고 여러 일로 스트레스를 꽤나 받았던 시기도 그만 두진 않았었는데, 취업하고 나서 회사 적응에 너무 바쁘고, 회사 사람들과의 사적 연락을 원치 않아서 잠시 멈추어 둔 것이...여유되면 해야지 라고 생각했던 것이 약 7년 동안의 공백을 만들게 되었다.



서로 비교하고 감시 가능한 사회에 살고 있고, sns가 그걸 더 강화하고 있다는 내용은 다들 익히 알겠지만, sns를 안쓰면 시간을 보낸 입장에서는 여러 순 기능을 놓친 입장에서 아쉬움이 크게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드를 작성하지 않은 것은 뭔가 내 안에 두려움이 있었던 것 같긴하다.....;;)


하나는 공백 기간에 기록의 부재이다. 좋았던,슬펐던,인상 깊었던 여러 소중한 순간들에 대해서는 나는 핸드폰으로 사진을 찍곤 한다. 사진으로 많이 남기고 다시 보는 편임에도 불구하고 앨범에 수 만장의 사진 속에서 그 순간을 기록한 사진을 찾아서 다시 돌아보고 기억하기에는 일상이나 나의 기억력이 바쁘기도 하고, 추려지지 않아서 아예 기억을 잃기도 하는 것 같다. 이 점이 가장 내가 아쉽게 생각하는 점이다.


두 번째는 사람들과 연결 고리의 부재로 인한 거리감이다. sns 안해서 잃을 사람이면 잃는게 맞다는 말도 있겠지만, 특정 기간동안 꽤나 가까웠던 외국인 친구들도 있었고 멀리 있지만, sns로 소식을 듣고 반갑게 연락이 닿을 수 있는 사람들도 너무 장기간에 연락하기란 심적 부담이 많이 커지는 것을 느꼈다. 정말 오랜만에 피드를 보았을 때 이미 알고 지냈던 많은 사람들의 결혼과 출산, 유학, 이직 등의 모습이 등장할 때면 그런 생각이 들었다. 시간이 굉장히 빠르구나 하는 것과 동시에 축하해 줄 수 있거나, 다시 마주치는 인연이 될 수도 있었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들었었다.


세 번째는 시대에 적응하는 법을 모른다는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스스로를 노출하는 법을 터득하지 못해서 기회를 잡거나, 사이드프로젝트를 진행 할 때 역량 면에서 부족하다고 느낄 때가 있었다. 다들 자연스럽게 인스타를 쓰고 있어서 숨쉬듯 자연스럽게 이용하는데, 나는 너무 일처럼 느껴지기도 하고 좀 더 익숙했다면 좀 더 사이드프로젝트 방향이나 결과가 달라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자주 하곤 했었다.


처음에는 다시sns를 시작해봐야지 하는 목표가 늘 머리에 자리하다가, 연초 목표도 되었었는데 지금은 약간 내가 하겠어, 하는 생각이 지배적이긴하다. 그렇지만, 이 글을 쓰면서 다시금 내가 겁 내지 말고(두렵게 생각하는 요소를 모두 제거해버리고) 이런 순 기능을 생각하면 시작하길 바라는 마음이 든다. (다시 연말 12월에 가서 25년 올해의 기록도 부재하면 분명 슬플테니까!)


내가 본 4월 봄 순간들
밤산책,낮산책의 순간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본능에 충실한 삶을 살고 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