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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에서 만난 사람들의 성향 파악

그래서 나는 정상이고?

by 다만하

지금 나는 4년 넘게 한 회사, 한 팀에 있으면서 업무 외적으로 사람에 대해서 생각했던 것을 기록하고 싶어졌다. 현재 IT회사에서 기획자로 일하고 있고, 코로나 입사로 재택근무도 해서, 오피스에서 팀원들과 일한 시간은 3년이 좀 안 되는 것 같다. 그 사이에 티타임이나 점심, 업무 등으로 알게 된 사람들에 모습이 있었다. 분명한 것은 악하고 무례한 사람도 없고, 개인적이지만, 이기적이지 않은 사람들과 책임감이 강한 리더 덕분에 나는 꽤나 운이 좋게 사람 스트레스 없이 잘 지내온 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변화를 꾀한다면 나는 ‘업무‘를 제외하더라도 ’ 사람‘이 그 이유가 될 것 같다. 어쩌면 누가 스트레스도 주지 않고, 꽤나 편하게 일할 수 있는데 왜 그렇게 생각하냐고 물음을 받을 수 있으나 나와 팀 분위기와 팀원의 성향이 다른 것도 하나의 이유가 될 수 있다고 생각을 했다.


서비스가 아닌 플랫폼 단위에서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보니, 운영성 업무가 상당하기도 하고, 조금 더 공격적으로 시도해 보거나, 강하게 노선을 정해 밀고 나가는 상황이 거의 드물고 모든 요청 사항을 최대한 수용하는 것이 팀의 기조라고 느껴지는데, 개인적으로는 ‘굳이’라는 질문이 생길 때가 있고, 이런 기조에 사람들도 맞춰지거나, 이런 기조에 적응해도 크게 갈증이 없는 사람들이 팀을 구성하고 있다고 느꼈다. 가령 내가 마라톤을 가고, 싸이콘서트를 간다고 하면, 그런 걸 왜 하지? , 왜 하는지 알 수 없다는 피드백을 받을 때가 있다. 대화 주제가 음식, 여행, 영화, 드라마 등이라면 나는 크게 흥미가 없달까. 나 스스로 직장인 ‘평균‘이라고 생각하진 않지만, 평균에서 대단히 멀지도 않은 나와 비슷한 사람들도 꽤 자주 본 것 같은데, 내가 속한 최소 단위 조직에서는 조금 더 이질감이 많이 느꼈다.

업무적으로도 수동적이 되고, 나서지 않게 되고, 크게 움직이거나 시도하지 않는 상황에 계속 내가 스며들게 되고 있는데, 이게 그렇게 나는 편하지 않고 고이는 기분이라 좋지 않게 느껴져서, 이런 상황이 벗어나는 게 필요할 수 있겠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주위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인간‘인데 , 그 주위 영향이 달갑게 느껴지지 않고 상당 시간 편치 않은 걸 보면 여기에 머물고 있는 게 썩 나에게 좋지만은 않겠다고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회사에서 운영하고 있는 동호회를 통해 접점이 많아진 사람을 보고 정말 나랑 스타일이 다르다고 느꼈다. 가령 나는 목적지가 있으면 가기 위해서 효율적으로 움직이고 싶고, 그 외 부수적인 것들은 대부분 스킵하거나 버리는 타입이다. 필요한 짐만 최소화하고, 불편하면 좀 감수하고, 날씨가 나쁘면 뭐 좀 이겨내는 태도를 가지고 있다. 한편, 그는 목적지도 좋아야 하고, 가기 위해 필요한 짐도 다양하게 고려하고 날씨도 좋길 바라고, 교통이 불편하면 편하게 움직이기 위한 장치를 마련하는 타입이랄까.. 그러다 보니 말도 많고 길어지는데, 정말로 나와 다른 스타일에 경악했다…ㅎㅎ 일로 만났더라면 어땠을까. 하하. 그리고 반대로 그 또한 나처럼 최소화하고 안 챙기는 모습을 보면서 차갑고 배려가 부족하다고 느낄 수도 있을 것이다.


그 외 다양한 사람들을 만났지만, 요즘 가장 인상 깊게 떠올랐던 생각들을 적어보았다. 회사를 다니면서 이런저런 사람을 마주하면서 나를 계속 돌아보고, 객관화해보면서 나의 주파수와 각도, 위치, 모양을 알아가고 조금 더 내가 편할 수 있는 변화를 내외부적으로 꾀해보는 게 필요할 것 같다. 그저 나와 다르네, 나와 안 맞네라고 말하기에 나도 완벽하지 않은 사람이고, 그렇게까지 나를 중심으로 세상이 돌아가고 있다고 믿는 어린아이는 아니니까, 타인을 거울삼아 나를 보고, 비단 생각에서 그치지 말고 실제로 변화까지 만들어 보는 것을 염두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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