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 맞이 효도 여행
9월은 내 생일이 있어서 늘 반가웠던 달이었는데, 어릴 때 보다 점점 더워지다 보니까 가을이 아닌 여름의 더위와 햇빛을 그대로 맞으면서 시작했다. 그리고 생일 겸 엄마의 환갑으로 9월 초 한 주를 효도 여행을 기획했다. 요즘 일이 좀 몰려서 개인적인 자기계발, 취미 모두 잊어버린 상태로(그냥 잊고 싶었을수도..) 집-회사만 하고 있어서 여행은 계획 없이 갈 수 있는 국내로 경주-안동을 다녀왔다.
굳이 4박 5일이나 다녀올 필욘 없었떤 것 같지만, 한옥 숙소에서 자고 싶다고 엄마가 해서 경주를 잡았고, 안동도 안 가봐서 가고 싶다는 말에 두 지역을 각각 2박씩 숙소를 잡아서 여유있게 보려고 했는데, 생각보다 엄마와의 시간은 너무 길어서...좀 지쳤었다.^___^ 내가 엄마와 여행 간다고 했더니, 주위에서 엄마랑 친하냐고 물어보면서, 나보고 효녀라고 하던데ㅋㅋ 내가 여행하면서 엄마랑 투박일 때 이거 효녀 맞나ㅋㅋ 이게 맞나 아 너무 길게 왔나 하는 후회가 좀 있었다. 확실히 나이를 먹으면서 독립을 해서 엄마와의 거리를 만드는게 더 좋을 것 같기도 했고, 나이를 먹고 체력이 떨어질 수도록 자신의 기분이나 느낌이 제어되지 않는게 있는 것 같다. 거기다 너무 햇빛이 강해서 너무 많이 타고, 더운 날씨여서 컨디션이나 몸이 지치다 보니 영향을 받은 것 같기도 했던 것 같다.
그래서 항상 엄마와 여행을 갔다와서는 두번 다시 엄마랑 여행은 못 가겠다 싶다고 생각하면서, 시간이 있을 때 후회하고 싶지 않아서, 다시 여행 계획을 짜게 되는 것 같다. 점점 엄마의 나이 들음이 눈에 보이기도 하고, 이제 어린 나이가 아니다 보니까, 와 어떻게 엄마는 출산을 했지? 너무 아파서 가능한건가...하는 어린 생각과 함께 사실 내 생일은 엄마가 가장 축하받아야 마땅하다는게 느껴져서 엄마가 기억에 남는 시간이 되길 바랬다. 그러면서 나의 많은 고민들 중 일부를 엄마랑 하면서 이야기도 나누고, 컨디션이 안 좋아서 그냥 숙소에도 있고, 궁금했던 커피와 식당도 가보면서 나도 꽤 잘 쉬었었다.
아 여행 마지막에 숙소 사장님이 엄마보고 말을 덜하고 따님은 알아서 하는 것 같다고 했던게 기억에 남는다. 아마 우리 둘이 어느 아침 심각하게 싸우는 걸 보셨던 것 같은데, 나는 너무 맞는 말이라고 생각했다.ㅎㅎ 엄마는 꽤 동의하지 않고 기차역으로 아빠가 픽업 나와서 같이 점심 먹었는데, 만나자마자 계속 나에 대한 불만 불평을 아빠한테 토로하는데...ㅎㅎ 나는 아빠 같은 인내심은 없다고 하던데 그 또한 나는 맞는 말이라고 생각했다. 아니 내가 아빠 나이가 아닌데 어떻게 그만한 인내심을 갖겠어... 하면서 그래도 여행은 한동안 혼자 가야겠다는 생각과 함게 9월 첫 주를 쉬다왔으니 에너지 넘치게 가을을 시작하자는 마음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