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렌체와 밀라노의 산역사
이탈리아로, 아니면 유럽의 다른 어떤 도시로 교환학생을 떠나는 누군가에게 가장 해주고 싶은 말은
"그곳의 역사를 찾아가라"이다.
피렌체 1년, 밀라노 1년을 살면서 내게 가장 큰 설렘으로 다가온 것은 단연 서양미술사였다.
원래도 역사를 좋아했느냐?
그건 아닌데, 대학 1학년때 공부한 미술사 교수님이 정말 재밌게 수업을 이끌어 주셨기에 큰 관심이 생긴 것이었다.
그렇게 1학년을 마치고 2학년, 피렌체에 도착했는데 웬걸...
1학년때 파워포인트로 배운 세계적 작품들을 실제로 볼 수 있는 기회가 생긴 것이다!!
피렌체의 우피치 박물관을 처음 도착했을 때의 감동을 잊지 못한다.
우피치 갤러리 안의 전경
보티첼리의 "비너스의 탄생"
이런 갤러리뿐만이 아닌 도시 중간중간에 위치한 오래된 성당들과 벽화들, 그리고 미술사 선생님을 따라다닌 모든 여행과 야외수업은 미술학도에는 정말 천국 과도 같은 경험이었다.
이 도시 곳곳을 돌아다니며 유명한 화가들과 조각가들의 얼과 숨결을 느낄 수 있었던 참으로 마술 같은 2년이었다. 그리고 또 하나 추천 하고 싶은 것은 도시에서 일어나는 많은 행사를 다녀보라는 것이다.
저명한 도시답게, 영화제나 축제가 일 년에 몇 번이나 있던 이탈리아였기에, 다른 도시로도 기차를 타고 몇 번이나 행사장을 찾아갔다. 와이너리는 물론이었고, 초콜릿 축제, 패션나이트 아웃, 살로니, 카니발 등 저렴하게도 즐길 수 있는 방법이 얼마든지 있기에 충분히 계획한다면 즐길 수 있다.
교환학생을 해서 좋았던 점은, 학교 단체로 파리에 여행을 다녀왔던 것이다.
두 번 다녀온 파리에서도 같은 경험을 할 수 있었다.
내 꿈에 그리던 파리 패션위크를 참석하여 직관으로 세계적인 디자이너의 작품을 이번 시즌 최초로 공개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고, 유명한 회사들을 직접 방문하여 디자인실을 구경하고 공장을 견학하기도 했다.
2년 동안의 교환학생 생활을 하면서 이런 경험을 머리에, 가슴에 새길 수 있다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같은 프로그램에 있던 우리들은 자랄 수 있었다. 시야를 넓히고, 디자인을 다른 시각으로 보며, 아름다운 자연과 그 옛날의 유럽작가들의 모티브가 되었던 도시들을 걸으며 오길 참 잘했다,라는 생각을 몇 번이나 했다.
게다가 뉴욕의 살인적인 물가에 비하면, 유럽의 물가는 그렇게 비싸지 않았기에 더욱 만족스러운 2년의 시간들이었다.
현대적이고, 다이내믹한- 상업적인 뉴욕에서 오래된 것들을 중시하며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이탈리아로...
나도 모르게 나의 마음은 서서히 토스카니의 색깔로 물들어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