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 뉴욕 생활비 vs 이탈리아 생활비
어디가 돈이 더 많이 들까?
이탈리아에서의 생활비는 뉴욕에서의 생활비보다 훨씬 저렴했다.
학비는 당연히 똑같이 내지만, 뉴욕에서 기숙사 생활을 했던 터라 나는 한 달에 2500불 정도를 내고 기숙사에 있었고, 생활비도 1500-2000불 정도는 썼던 거 같다. 식비와 패션디자인과 재료비등이었다.
이탈리아에서 2학년, 3학년을 지내면서 생활비는 현저히 낮아졌는데, 그 이유는 일단-
월세: 뉴욕의 월세(기숙사비)가 2500불이었는데 이탈리아에서 피렌체는 300유로 (당시 500불 정도), 밀라노에서도 350유로 (580불) 정도로 훨씬 저렴했다. 비록 피렌체에서의 집은 너무 추워서 덜덜 떨면서 전기세가 엄청 나오고, 밀라노는 창고방을 개조한 세탁기 옆방이라 덜덜거리는 소리와 작은 사이즈 때문에 작업을 하려면 요리조리 잘 정리하면서 숙제를 했던 기억이 있지만 말이다. 뉴욕에서도, 이탈리아에서도 난 늘 룸메이트 들과 함께 지냈다. 다른 점이라면 뉴욕은 한방을 둘이 썼고, 이탈리아에서는 옆방의 룸메이트가 있다는 점 정도. 살인적인 물가의 뉴욕...!
식비: 대학 1학년때 기숙사와 더불어 학생식당을 엄마가 밀플랜과 함께 사주셨다. 일주일에 정해진 만큼 식사를 할 수 있는 거라서 엄마가 공부만 하고 요리하지 말라고 끊어주신 플랜이었다. 한 학기에 1500-1800불이었다. 그러면 한 달에 500불 정도, 그리고 간식과 밀플랜에 포함되지 않은 것들은 온전히 따로 사 먹어야 되는 것이다. 뉴욕에서는 식재료도 좋은 것들은 정말 비싸고 차라리 사 먹는 게 싸고 맛있는 게 많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이탈리아에서는 룸메이트와 자취를 하는 것이기 때문에 사 먹거나 요리를 해 먹어야 했다.
하지만 굉장히 저렴한 식자재가 많이 있었다. 토요일 아침에 열리는 장에 가서 신선한 야채와 고기, 치즈를 구입해서 해 먹으면 일주일에 100불도 안 들게 먹는다. 100불이 뭐야... 훨씬 저렴할 때도 많았다. 그 당시 모짜레엘라 치즈 한 덩이가 1유로 하던 때다.
재료비: 과가 과이니 만큼 뉴욕에서 재료비가 정말 많이 들었다. 천 자체가 고급천이 많이 들어와서 눈만 높아진 걸까.. 웬만한 천은 눈에 들어오지도 않았다 (ㅋㅋㅋ) 1야드에 100 불하는 천도 있었다... 그리고 정말 무한정으로 있는 부자재들.. 먹을 것을 아껴서 재료산적도 있다. 그림 그리는 색연필이나 마커, 종이들은 말해 무엇하랴.. 학교 앞만 가도 깔렸었다. 프로젝트를 프린트하는 곳도 학교 바로 앞이어서 편리했다. (돈쓰기에...)
이탈리아는 패션의 고장이 맞다. 그러나 피렌체는 아니었다(?) 재료 구하기가 정말 어렵더라.. 물감 같은 것은 구하기가 비교적 쉬운데 옷 만드는 천이나 부자재 값이 너무 비싸거나 종류가 다양하지 않았다. 게다가 교수님은 정말 아름답고 부드러운 같은 천을 대량으로 구매해 와서 반 아이들 전체에게 나눠주고 그 걸로만 옷을 만들게 한 적이 많다. 그 이유는 꼭 컬렉션 같은 느낌을 주고, 같은 천과 같은 테크닉으로 어떤 옷을 만드는 지도 비교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돈이 거의 안 들었다(!)
하지만... 아무리 돈이 안 든다고 해도 나에겐 알바가 필요한 이유가 있었다.
유럽에 사는 이유가 무엇인가??
"유럽 여행"
그 당시 저가 항공을 이용하면 50달러 정도의 비행기값으로 유럽의 다른 나라를 갈 수 있었다.
많은 친구들이 주말마다 다른 도시로, 다른 나라로 여행을 다니기 시작했다.
식비와 재료비가 저렴하니, 나도 슬슬 알바에 박차를 가해 여행 계획을 세우기 시작했다.
다음화에서는 아르바이트한 이야기와 여행이야기를 해보려 한다.